조계종 새 총무원장에 '개혁파' 설정 스님

▲ 설정 스님이 12일 조계종 총무원장으로 당선된 직후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당선 소감을 말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으로 설정 스님이 당선됐다. 

설정 스님은 12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치러진 간선제 선거에서 선거인단 319명 가운데 234명의 지지를 얻어 총무원장으로 선출됐다. 

설정 스님과 경쟁했던 수불 스님은 82표를 얻었고 무효표 3표도 나왔다. 이번 선거에는 후보 4명이 출마했지만 2명이 중도에 사퇴해 설정 스님과 수불 스님 대상으로 투표가 진행됐다.

설정 스님은 당선 직후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심과 원력을 다해 종단의 발전에 쉬지 않고 힘쓰겠다”며 “불교다운 불교, 존경받는 불교, 신심이 나는 불교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조계종단의 개혁파 인사로 평가된다. 이번 선거에서 현재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의 지지를 받았지만 서울대학교 학력위조 의혹을 인정하고 속계의 가족과 관련된 논란에도 휩싸였다. 

설정 스님은 선거기간에 숨겨둔 딸이 있다는 의혹 등을 받았던 점을 놓고 “주변과 잘 상의해 깔끔하게 소명하겠다”며 “종단 내부의 분열과 불신을 말끔히 씻어내고 사부대중의 신임을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설정 스님은 1942년 충청남도 예산에서 태어났다. 1955년 수덕사에서 혜원 스님을 계사로 두고 사미계를 받았다. 

1994년 종단개혁 당시 조계종단 개혁회의 법제위원장을 맡았고 1994년부터 4년 동안 제11대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을 역임했다. 2009년부터 수덕사 제4대 방장으로 일하고 있다.

조계종의 최고 의결기구인 원로회의는 18일 설정 스님의 총무원장 취임을 인준한다. 총무원장 임기는 31일부터 4년 동안이다. 

조계종 총무원장은 한국 불교의 최대 종단인 조계종의 행정을 총괄하는 자리다. 스님 1만3천여 명의 인사권과 연간 530억 원 규모의 예산 집행권 등을 보유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