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파격적 판매정책을 선보이면서 소비자들의 구매문턱을 낮추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3일 내 환불, 투명한 가격공개, 자유로운 시승, 간편한 구매절차 등 4가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쇼퍼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선보인다고 10일 밝혔다. 
 
현대차 미국에서 판매확대 총력전, '3일 내 환불' 파격적 승부수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차량을 구매한 뒤 3일 안에 차량 구매금액을 전액 환불 받을 수 있다. 단 주행거리가 300마일 미만이어야 하고 딜러점에서 차량점검을 받아야한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딜러점 홈페이지를 통해 차량별 출고가격, 인센티브, 딜러점별 할인금액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홈페이지, 전화,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원하는 장소에서 시승신청도 할 수 있다.  

또 온라인을 통해 최종 구매가격과 대출조건 등을 확인하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어 구매과정이 대폭 간략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우선 텍사스와 플로리다의 일부 딜러점과 함께 새 판매정책을 시행하기로 했으며 2018년에 미국 전역으로 시행지역을 넓히기로 했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중고차 소매점인 카맥스와 온라인 상점 아마존닷컴 등의 사례분석을 통해 새로운 판매정책을 도입하게 됐다. 

미국 경제매체 월스트리트저널은 “주로 고급차 브랜드나 딜러전문회사가 현대차와 유사한 판매정책을 선보인 적이 있지만 현대차처럼 종합적이진 않았다”고 평가했다. 

현대차 미국법인이 파격적인 판매정책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그 만큼 미국에서 판매부진이 심각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SUV 제품군 부족으로 판매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1~9월 미국에서 판매한 차량은 2016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3% 줄었다. 

미국에서 판매위기를 겪을 때면 새로운 판매정책을 내놔 효과를 봤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1999년 품질논란을 겪던 중에도 ‘10년 10만 마일’ 무상보증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판매량 끌어올리기에 성공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판매량이 크게 떨어지자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도입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은 고객이 차량 구매 후 1년 이내 실직할 경우 현대차가 차량을 되사주는 프로그램이다. 

2011년에도 신차 구매 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중고차 가격을 보장해주는 새로운 형태의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시행한 적이 있다.

딘 에반스 현대차 미국법인 마케팅총괄 부사장은 “거의 10년 동안 ‘어슈어런스’란 말은 현대차, 그리고 자동차 소유경험을 재정립하려는 현대차의 노력과 동의어로 받아들여졌다”며 “쇼퍼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은 이런 전통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체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84%가 쇼퍼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딜러점을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쇼퍼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은) 현대차의 차별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쇼퍼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에 이어 SUV 신차로 판매회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소형SUV 신차 코나와 싼타페, 투싼 새 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