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재벌그룹의 총수일가가 자녀세대에게 계열사 지분을 빠르게 넘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1월~9월까지 총수가 있는 국내 100대 그룹 계열사의 지분변화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재벌그룹 24곳에서 총수일가의 자녀세대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자녀세대의 지분이 증가한 그룹 계열사 수는 75곳이었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영풍그룹이 계열사 13곳에서 자녀세대의 지분이 늘어 가장 많았다.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의 차남인 최윤범 고려아연 부사장을 비롯해 자녀세대 13명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이 증가했다.
애경그룹은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사위인 안용찬 애경그룹 부회장을 비롯해 자녀세대 9명이 보유한 계열사 9곳의 지분율이 높아져 두 번째로 많았다.
반면 부모세대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이 늘어난 곳은 재벌그룹 17곳, 계열사 수 28곳으로 자녀세대의 지분이 늘어난 곳보다 상대적으로 적었다.
같은 기간에 자녀세대와 부모세대가 소유한 계열사 지분이 동시에 늘어난 곳은 대성그룹과 영풍그룹, KCC그룹, GS그룹, 녹십자그룹, 금호아시아나그룹, 동서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효성그룹, 삼표그룹 등 10곳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올해 총수일가의 계열사 지분율이 줄어든 곳은 SK그룹과 롯데그룹, 두산그룹 등 35곳이었다.
35곳 가운데 자녀세대의 지분율이 감소한 곳은 17곳, 부모세대의 지분율이 줄어든 곳은 33곳으로 각각 조사됐다.
총수일가의 계열사 지분증가 건수에서 자녀세대가 부모세대보다 많고, 반대로 지분감소 건수는 자녀세대가 부모세대보다 적게 나타난 만큼 주요 재벌그룹에서 자녀세대로 지분승계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CEO스코어는 파악했다.
CEO스코어는 이번 조사에서 매수와 매도, 상속, 피상속, 증여, 수증, 설립, 계열편입, 합병 등을 반영했으며 증자와 액면분할, 주식배당 등 발행주식 변화는 반영하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