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오후 박용철씨의 부인과 차남이 고소인 신분으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들어서고 있다.<뉴시스> |
경찰이 ‘박근혜 5촌 살인사건’ 재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9일 박용철씨의 차남 박모씨를 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박씨는 경찰청사에 도착해 심경을 묻는 기자들에게 “이 사건은 의문점과 의혹이 많아 단순 살인이 아니라고 본다”며 “새로 드러난 정황과 증거가 있는 반큼 재수사를 통해 진짜 범인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범행을 저지른 제3자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박씨는 “생각하는 사람이 있지만 수사 중인 사건이기 때문에 말하기 조심스럽다”고 대답했다.
박씨는 ‘박근혜 5촌 살인사건’에 제3자가 개입한 의혹이 있다며 15일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
2011년 9월6일 박 전 대통령의 5촌 조카인 박용철씨와 그의 사촌형 박용수씨가 북한산 자락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당시 박 전 대통령과 그의 동생인 박지만씨는 박근령씨 부부와 육영재단 운영권을 놓고 다툼을 벌이고 있었다. 박근령씨의 남편 신동욱씨는 당시 박지만씨가 박용철씨 등을 시켜 신씨의 살인을 지시했다며 박지만씨를 살인교사 혐의로 고소했지만 명예훼손과 무고혐의로 구속됐다.
박용철씨는 살인교사를 입증하는 녹취테이프가 있다며 증언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박지만씨에게 20억 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일과 관련해 2011년 9월20일 신동욱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줄석할 예정이었는데 재판을 보름 앞두고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사이가 좋지 않았던 박용수씨와 박용철씨가 금전적 이유로 다툰 것으로 보고 수사를 마무리했다. 박용수씨가 박용철씨를 살해하고 죄책감에 자살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족들은 유도선수 출신인 박용철씨를 왜소한 체형의 박용수씨가 제압하고 흉기를 휘둘렀다는 수사결과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해왔다.
박씨는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법의학전문가들은 고인이 최소 3가지 이상의 흉기로 살해당했으며 박용수씨 역시 스스로 목을 맨 것이 아니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