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가 맥주사업의 오랜 부진에서 벗어날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저가맥주 ‘필라이트’와 ‘수입맥주 유통확대’를 통해 맥주사업 반등의 실마리를 찾아냈다.
 
하이트진로 필라이트 호조, 김인규 맥주사업 반등의 희망 발견

▲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


26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3분기에 맥주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3분기 맥주부문 매출은 2544억 원, 영업이익은 87억 원을 거둘 것으로 추산된다. 2016년 3분기보다 매출은 10.8%, 영업이익은 185.7% 늘어나는 것이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는 3분기에 일반맥주 판매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필라이트 판매실적이 더해지고 수입맥주(유통) 판매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파악했다.

하이트진로는 4월25일 국내 최초의 발포주(맥아 비중을 줄인 맥주)인 필라이트를 출시했는데 100일 만에 120만 상자(355㎖ 기준 3400만 캔)나 팔렸다. 355㎖캔 12개가 1만 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높은 가성비로 여전히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앞으로 성장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백운목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일본은 맥주시장에서 발포주와 제3맥주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며 “한국도 다양한 소비 욕구와 경기부진이 맞물려 가격 경쟁력이 있는 발포주 등이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바라봤다.

김 대표는 그동안 신제품 등으로 맥주사업 부진을 타개해가겠다는 뜻을 나타냈는데 실제로 필라이트가 가뭄의 단비가 되어주고 있는 모양새다.

그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도 맥주시장은 수입맥주 영향으로 상황이 긍정적이지 않다”며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 및 품질 향상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수입맥주(유통) 판매도 늘어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기린’, ‘크로넨버그1664 블랑’, ‘산하’, ‘투이즈’를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필라이트 호조, 김인규 맥주사업 반등의 희망 발견

▲ 하이트진로가 국내최초로 출시한 발포주 '필라이트'.


김 대표는 하이트맥주 대표에 오른 뒤 2011년 12월 말부터 기린맥주와 독점수입 계약을 맺고 판매를 확대해 왔다.

수입맥주가 맥주사업 부진의 원흉이기는 하지만 하이트진로의 맥주사업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김 대표는 1989년 하이트맥주에 입사해 맥주사업에서 오래 잔뼈가 굵은 인물인 만큼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수입맥주 유통에서도 기반을 다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필라이트와 수입맥주(유통) 판매를 통해 맥주사업 반등의 실마리를 찾았다고 해서 김 대표의 고민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처럼 발포주 시장이 커지려면 시간이 필요하고 수입맥주는 그사이 계속 시장을 넓힐 것”이라며 “김 대표가 일반맥주도 신제품이나 리뉴얼 등을 통해 판매에서 성과를 내야 맥주사업이 완전히 반등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