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아저씨' 정용진, SNS로 #경영할고양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인스타그램.

yj_loves.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인스타그램 아이디다.

그는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을 꺼리지 않는 평소 성향답게 경영에도 SNS를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다. 

25일 현재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13만5천 명으로 국내 재계총수 가운데 가장 많다. 정 부회장을 '이마트 아저씨'라는 친근한 애칭으로 부르는 댓글도 종종 보인다. 

일본의 유명 드럭스토어 ‘돈키호테’를 방문해 올린 24일자 사진에는 3천 명 이상이 ‘좋아요’를 눌렀다. 정 부회장은 이 사진에 #어슬렁어슬렁 #시장조사 중 이라는 설명을 달았다.

단순한 일상공유처럼 보이지만 이마트가 최근 한국형 드럭스토어인 헬스앤뷰티숍 ‘부츠’를 론칭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부츠에 새로운 제품이 등장할 수도 있다. 

정 부회장은 인스타그램 등 SNS를 경영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의 SNS를 보면 신세계그룹의 전략이 보인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8월 스타필드고양 개장을 앞두고는 인스타그램에  ‘언제 올고양?, 스타필드 고양’이라는 문구가 담긴 포스터를 올려 직접 홍보에 가세했다. 스타필드고양에 문을 연 남성 전문편집숍 ‘하우디’, 외식브랜드 ‘데블스다이너’ 개점소식을 인스타를 통해 예고하기도 했다. 

노브랜드와 피코크 등 이마트 자체브랜드(PB) 역시 론칭할 때부터 정 부회장의 SNS 홍보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는 최근에도 피코크의 통조림햄 ‘피캠’, 노브랜드 화장품 ‘스마트쿠션’을 인스타그램에 소개했다. 

정 부회장이 8월 페이스북에 올린 이마트 홍보용 웹드라마는 현재 조회수 72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

재계에서 손꼽히는 트렌드세터(유행선도자)다운 행보지만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의 명언을 무시할 수 없다. 파급력 만큼이나 실언을 할 가능성도 높다는 얘기다. 

정 부회장은 벤츠 미니버스를 개조해 버스 전용차로로 출근한다는 사실을 2011년 트위터에 적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말고 한동안 SNS를 접었다. 당시 이를 방지하는 법안발의까지 논의됐다. 지난해는 해외 레스토랑에서 찍은 여직원 사진을 올리고 외모 비하발언을 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회사내부에서 아직 발표하지 않기로 한 제품개발 소식 등을 정 부회장이 먼저 SNS에 올려 ‘엑스맨’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듣는 걸로 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소비자와 가까운 유통업종의 특성상 대중의 관심을 즐기는 것은 단점이 아니라 덕목이라는 말도 나온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SNS 댓글을 통해 정 부회장에게 이런저런 ‘민원’을 직접 전달하고 있다.

‘낚시매장을 만들어 달라’, ‘스타필드고양 트레이더스몰은 주차하기가 힘들다’, ‘신세계백화점 남자화장실 변기 갯수가 부족하다’, ‘스타필드하남 근처에 마땅한 숙소가 없는데 호텔 건축계획은 없느냐’ 등 민원의 종류는 다양하다. 

신세계I&C 주가가 힘을 못쓰고 있다는 불만섞인 제보, 이마트 장바구니를 차에 실어 들고 가는 걸 봤는데 보안을 강화해야 할 것 같다는 정보성 제보도 들어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SNS 활동으로 얻는 홍보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며 “노브랜드나 피코크 제품은 따로 광고를 하지 않는 데다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고 분위기를 읽으려면 SNS만한 게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