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LG전자 스마트폰 부활 가능성 봤다  
▲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LG 스마트폰사업의 부활을 만들어 낼까?

LG전자의 스마트폰사업을 책임지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가 3분기에 사상최대 실적을 냈다. 지난 2분기에 이어 두분기 연속으로 역대 최고실적을 갈아치웠다. LG전자의 ‘간판’이란 타이틀을 완전히 회복했다.

LG전자 스마트폰사업이 부진의 터널에서 벗어나 정상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이런 변화는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G3’ 덕분이다.

하지만 아직 LG전자의 스마트폰사업이 완전히 부활했다고 평가하기에 이르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국내에서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이, 해외에서 애플 아이폰6이라는 거대한 난관이 LG전자 스마트폰사업 앞에 자리잡고 있다.

LG전자가 이를 극복할 수 있느냐에 따라 앞으로 스마트폰사업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 스마트폰사업, 사상최대 실적 기록

LG전자 MC사업본부는 3분기 영업이익 1674억 원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보다 94.8%나 늘었고 797억 원의 적자를 낸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무려 2500억 원 가까이 증가했다.

매출도 크게 늘었다. MC사업본부의 3분기 매출은 4조2470억 원으로 직전분기보다 17%,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39% 늘었다.

이는 LG전자가 2010년 스마트폰사업을 시작한 이후 세운 사상최대 분기실적이다.

MC사업본부의 분기매출은 2009년 4분기(4조3843억 원) 이후 약 5년 만에 4조원 대를 회복했다. 영업이익도 2009년 3분기(3844억 원) 이후 최대치에 해당한다.

LG전자는 “전략스마트폰 G3과 보급형 스마트폰인 ‘L시리즈III’의 판매확대에 힘입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며 “마케팅 투자가 늘었지만 판매가 늘고 원가 경쟁력이 확보되면서 수익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3분기 168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팔았다. 직전분기에 세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판매량 기록을 곧바로 갈아치웠다. 지난 2분기 판매량은 1450만 대였다.

무엇보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LTE 스마트폰 판매량이 계속 늘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다.


LG전자의 3분기 LTE 스마트폰 판매량은 650만 대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 판매량(515만 대)보다 늘었고 2011년 5월 첫 LTE 스마트폰을 출시한 이후 분기 사상 최대치에 해당한다.

3분기 전체 휴대전화 판매량은 2180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30만 대와 비교해 19% 증가했다. 이 가운데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분기 최고인 77%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0%포인트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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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석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 사장이 지난 5월2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LG전자의 세 번째 'G시리즈' 스마트폰인 G3을 선보이고 있다. <뉴시스>

◆ 구본준의 ‘선택과 집중’ 통했다


LG전자 스마트폰사업이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데 이어 3분기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5월 출시된 G3 덕분이다.

G3는 스마트폰사업 부진에 빠진 LG전자를 구하기 위해 구본준 부회장이 내놓은 야심작이다.

LG전자는 피처폰 시절 삼성전자와 시장을 양분했던 휴대전화 업계의 강자였다. 하지만 스마트폰시장에 늦게 뛰어든 탓에 2010년과 2011년 휴대전화사업에서 내리 적자를 냈다.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3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구 부회장은 LG전자가 ‘가장 잘 하는 것’을 모두 G3에 담았다. ‘화질의 LG’를 강조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풀HD보다 두배나 선명한 QH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전작인 G2부터 적용했던 후면버튼을 G3에도 적용해 ‘디자인의 LG’를 내세웠다.

이밖에 독자 보안솔루션인 ‘노크 코드’ 등 LG전자만이 보유한 기능을 탑재해 경쟁사 제품과 차별화된 사용자경험(UX)을 제공하려고 노력했다.

구 부회장의 이런 시도는 성공을 거뒀다.

증권업계는 G3가 분기당 약 300만 대씩 팔리면서 늦어도 내년 2분기 1천만 대 판매 기록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7일 G3의 3분기 판매량을 350만 대로 전망했고 대신증권은 지난 8월 보고서에서 약 330~360만 대 판매를 점쳤다.

G3 글로벌 출시를 위해 마케팅 투자를 늘린 점도 결과적으로 적절한 전략이었다. 정도현 LG전자 사장은 지난 7월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마케팅 비용을 늘린다고 해서 3분기 적자를 내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 구본준, 단통법과 아이폰 파고도 넘을까

LG전자 스마트폰사업이 두 분기 연속으로 좋은 실적을 거뒀지만 앞으로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LG전자는 국내에서 단통법이라는 위협에 직면했다. 지난 1일부터 시행된 단통법의 영향으로 보조금이 급감하면서 국내 스마트폰시장에 빙하기가 찾아왔다.

윤부현 LG전자 MC기획관리담당 상무는 29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설명회에서 “단통법 영향으로 국내판매 실적이 직전분기보다 22%, 지난해 3분기 대비 4% 감소했다”며 “이에 따라 국내매출은 4% 정도 줄었다”고 밝혔다.

현재 LG전자의 전체 스마트폰 매출에서 국내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 미만인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전자처럼 내수보다 수출비중이 더 높다.

그러나 LG전자에게 국내시장은 반드시 지켜야 할 안방과 같은 곳이다. 해외 스마트폰시장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내수시장 침체가 계속될 경우 향후 좋은 실적을 장담하기 어렵다.

글로벌시장에서 대화면 아이폰을 들고 나온 애플이 LG전자를 고민하게 한다. 윤 상무는 “북미시장에서 G3와 L시리즈가 선전하면서 해외판매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대비해 68% 증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애플이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은 상황에서 거둔 실적이다. 아이폰6과 아이폰6플러스가 본격적으로 판매되는 4분기 실적을 살펴봐야만 LG전자가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췄는지 알 수 있다.

샤오미와 레노버, 화웨이 등 중국업체들이 저렴한 고성능의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는 것도 LG전자에게 부담이다. 또 G3을 이을 새로운 전략 스마트폰을 성공시켜야 하는 것도 LG전자가 풀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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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도현 LG전자 사장

◆ LG전자, G3 중심으로 효율적 판매전략 펼친다


LG전자도 앞으로 스마트폰사업이 어려울 것이란 점을 잘 알고 있다.

정도현 사장은 “4분기 주요 경쟁사의 신제품 출시가 완료돼 프리미엄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또 중저가시장에서도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MC사업본부의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3분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LG전자는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수익성 관리를 위해 앞으로 효율적 판매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상무는 “마케팅 비용 지출은 지난 3분기가 정점이었다”며 “4분기부터 마케팅 지출 규모가 다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시장 진출도 효율성을 최우선시 하며 점진적으로 할 계획이라고 했다.

윤 상무는 “현재 G3 등 프리미엄제품 중심으로 중국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중”이라며 “중국에서 대대적으로 유통망을 확대하는 등의 전략은 펼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상무는 G3 후속모델을 묻는 질문에 대해 “G3 후속모델을 당연히 준비하고 있다”며 “G3이 보유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높여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G3 후속작의 출시시점은 시장상황 등을 고려한 뒤 전략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는 이와 함께 G시리즈의 파생모델과 L시리즈를 지속 출시해 프리미엄과 중저가시장을 모두 공략하는 ‘투 트랙 전략’을 계속 전개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