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이 만든 SPA브랜드 ‘에잇세컨즈’가 제일모직의 간판이 됐다.
29일 제일모직에 따르면 제일모직은 서울 수송동에 있는 본사 간판의 이미지를 기존 빈폴에서 에잇세컨즈로 교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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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
이곳은 지난 10여 년 동안 빈폴과 갤럭시의 브랜드 이미지가 걸려 있던 곳이다. 이 간판은 그동안 매년 두 차례씩 교체됐는데 에잇세컨즈의 브랜드 이미지가 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잇세컨즈는 처음 나올 당시 ‘제2의 빈폴’이 되겠다며 출발했는데 이제 빈폴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이번 간판 교체는 최근 패션의 흐름이 SPA브랜드로 넘어간 데다 이서현 사장이 에잇세컨즈를 제일모직의 대표 브랜드로 키우려 하기 때문이다.
제일모직의 이런 변화는 앞서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확인됐다. 에잇세컨즈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공식 유니폼을 공급했다. 제일모직은 2012런던올림픽과 2014브라질월드컵 때도 대표팀 단복을 공급했는데 당시에 빈폴과 갤럭시가 제작을 맡았다.
국내를 비롯한 세계 의류시장의 판도는 SPA브랜드로 바뀐 지 오래다. SPA브랜드는 의류의 기획과 디자인, 생산과 제조, 유통과 판매 등 전 과정을 제조회사가 맡는 것을 말한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의류시장에서 SPA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1.8%에서 지난해 8.5%로 급증했다. 지난해 일본의 유니클로, 스페인의 자라, 스웨덴의 H&M이 거둔 매출은 총 1조439억 원이다. 2010년의 3441억 원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은 국내 SPA브랜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외국기업들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2012년 에잇세컨즈를 내놓고 각축장에 뛰어 들었다.
이 사장은 지난해 캐주얼 브랜드 여러 개를 비롯해 고가의 여성복과 남성복 등 수익성이 높지 않았던 사업을 정리하며 에잇세컨즈에 역량을 집중했다.
에잇세컨즈는 매년 높은 매출 성장률을 보이며 순항하고 있다. 2012년 매출은 600억 원이었으나 2013년 1300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최근 회사 BI(Brand Identity: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새롭게 바꾼 데 이어 각 매장의 간판을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새롭게 바뀐 BI는 한자 ‘초(秒)’를 집어넣고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숫자 8을 강조하는 등 중국시장을 노렸다.
이 사장은 2020년까지 에잇세컨즈를 매출 10조 원의 아시아 톱3 브랜드로 키우려고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