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의 롯데면세점과 인천공항공사가 인천공항면세점의 임대료 인하를 놓고 줄다리기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인천공항공사 측에 임대료를 한시적으로나마 낮춰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그러나 인천공항공사는 형평성 등을 이유로 임대료를 낮추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
17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 관계자가 14일 국회를 방문해 롯데면세점의 임대료 변경안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13일에도 인천공항공사가 롯데면세점의 임대료 변경안 요구를 거부하는 쪽으로 이미 한차례 논의를 마쳤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면세업계도 인천공항공사가 롯데면세점의 임대료 변경안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면세점사업들이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적어냈기 때문에 인천공항공사가 면세점사업자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아도 문제될 게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인천공항공사 측은 특히 롯데면세점의 임대료를 낮춰줄 경우 호텔신라의 신라면세점이나 신세계조선호텔의 신세계면세점을 비롯해 중소면세점까지 줄줄이 임대료 인하를 요구할 것이기 때문에 난감해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롯데면세점은 현재의 경영환경 악화가 사드보복이나 정부정책 등 외부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개별 면세점사업자가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고통분담을 함께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12일 오후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의 합리적 조정을 요청하는 공문을 전달했다. 면세점산업의 위기상황을 고려해 최소보장액이 아닌 품목별 영업료율에 따라 임대료 금액을 책정해 달라는 내용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다시 한번 인천공항공사와 협의를 시도하고 이를 통해 롯데면세점의 인천공항 철수라는 최악의 경우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 상황이 시급한 만큼 일주일 이내에 협의일정을 회신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2015년 9월부터 2020년 8월까지 모두 4조1천억 원의 임대료를 인천공항공사에 납부하기로 돼 있다. 이에 따라 롯데면세점은 올해 적자 2천억 원 이상, 5년의 계약기간에 최소한 적자 1조4천억 원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