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중국 내 롯데마트 점포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영업환경 악화로 제값을 받고 팔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이 최근 중국 최대 유통기업인 화롄그룹에 중국 롯데마트 점포를 매각하려 했지만 화롄그룹 측이 인수에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롄그룹 측은 사드보복에 따른 정치경제적 리스크가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쇼핑은 최근 골드만삭스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중국 롯데마트 매장을 처분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전체 매장을 팔지 일부 매장을 팔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가능하면 모든 매장을 파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태국의 유통기업 CP그룹과도 매각협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CP그룹 역시 화롄그룹과 비슷한 이유로 인수에 지지부진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P그룹은 중국에서 슈퍼마켓 브랜드 '로터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신세계그룹과 중국 내 이마트 점포 5곳을 두고 매각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사드보복이 본격화한 3월 이후 중국 내 점포 99곳 가운데 87곳의 영업이 중단됐다. 매출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임금과 임대료 등 고정비 지출이 계속되면서 연말에는 누적손실이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롯데쇼핑 입장에서 하루라도 빨리 매각이 이뤄져야 손실을 줄일 수 있지만 상대 기업들이 영업환경 악화 등을 이유로 가격을 깎으려 하고 있어 헐값매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 롯데그룹이 롯데마트와 함께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의 중국사업장을 한꺼번에 묶어 매각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제과는 중국에서 롯데마트가 주요 유통채널인만큼 롯데마트의 철수에 따라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최근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의 중국사업장 매각설도 제기됐으나 롯데그룹 측은 “롯데마트를 제외하고 다른 계열사의 철수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