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4사가 국제유가 상승조짐에 한시름 덜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가 안정적으로 오르거나 유지되면 정유4사는 정유사업에서 정제마진 확대효과를 톡톡히 누릴 뿐 아니라 재고평가이익을 볼 수도 있다. 
 
국제유가 오름세 지속, 정유4사 하반기 실적에 '청신호'

▲ (왼쪽부터)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오스만 알 감디 에쓰오일 CEO,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


14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유(WTI) 기준으로 13일 배럴당 49.30달러에, 브렌트유는 배럴당 55.16달러에 장을 마쳤다. 전일보다 서부텍사스유는 2.22%, 브렌트유는 1.64% 오른 것이다.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센터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석유시장의 원유수급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13일 월간보고서를 내고 석유수출국기구 등 산유국들이 원유생산을 줄이면서 세계 원유공급이 감소하고 있는 반면 세계의 원유수요는 견조하게 늘어나고 있어 원유시장이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올해 8월 전 세계에 공급된 원유는 하루에 9770만 배럴 수준으로 7월보다 하루 70만 배럴 정도 감소한 것이다. 올해 전 세계 원유수요는 하루 160만 배럴 정도일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는 7월 보고서의 원유수요 전망치보다 늘어난 것으로 2년 만에 최대치에 해당한다. 

국제유가가 오를 수 있는 조건이 조성되면서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의 실적전망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정유4사는 올해 2분기에 국제유가가 떨어지면서 재고평가손실을 봐 영업이익이 크게 꺾였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정제마진 확대효과를 톡톡히 보면서 실적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유사는 원유를 사서 석유제품을 만들어 팔기까지 한 달 이상 걸리는데 이 기간 동안 국제유가가 오르면 싼 값에 원유를 사 비싼 값에 석유제품을 팔게 되면서 이익을 보거나 반대로 국제유가가 떨어지면 수익성에 타격을 받는다. 이를 가리켜 재고평가이익, 재고평가손실이라고 부르는데 국제유가가 오르면 정유4사가 재고평가이익을 볼 수도 있다. 

정유사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제마진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정제마진은 9월 셋째주에 접어들면서 배럴당 10.2달러로 전주보다 6% 넘게 올랐다. 정유4사는 정제마진이 1달러 오를 때마다 연간 영업이익이 1조 원 늘어나는 효과를 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석유수출국기구가 원유감산합의를 더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점도 정유4사에 호재다. 

로이터에 따르면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아라비아의 에너지부 장관은 최근 베네수엘라, 카자흐스탄, 아랍에미리트 등 주요 산유국 관계자들과 만나 원유감산합의를 2018년 3월 이후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석유수출국기구 등 산유국은 올해 5월 만나 2018년 3월까지 원유생산량을 줄이기로 합의했는데 원유감산기간을 더 늘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석유수출국기구가 원유감산합의를 유지하면 원유공급량이 줄어들면서 국제유가가 떨어지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