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이 발행어음업무를 준비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발행어음은 금융사가 자금조달을 위해 자체신용으로 발행하는 1년 미만의 금융상품을 말한다.

NH투자증권이 10월경 초대형 종합금융투자(IB)사업자에 선정되면 발행어음업무도 할 수 있어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이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원규,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업무 준비에 힘써

▲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사장은 10월경 발표를 앞둔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발행어음업무의 준비작업에 힘쓰고 있다.

6월 발행어음 관련 태스크포스를 전략투자운용부로 전환한 데 이어 7월에는 ‘초대형 종합금융투자(IB)사업자 지정 및 단기금융업 인가’를 금융감독원에 신청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인가를 받을 가능성에 대비해 인력도 충원했다”고 말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을 보유한 증권사가 초대형 종합투자금융사업자에 선정되면 만기 1년 이내 어음의 발행과 할인 등과 관련한 단기금융업무 인가를 받을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6월말 기준 자기자본을 4조7280억 원 보유하고 있는 만큼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선정돼 발행어음 업무를 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김 사장이 발행어음 업무의 준비에 공들이는 것은 발행어음이 투자의 자금줄이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발행어음 규모는 자기자본의 200%까지 허용되는 만큼 기업금융투자를 위한 자금을 크게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가 발행어음업무를 하게 될 경우 첫해에 자금운용의 마진에서 나오는 수익은 100억 원 수준으로 미미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기자본 규모가 확대되고 운용마진이 늘수록 수익증가폭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 연구원은 NH투자증권이 발행어음업무에서 거둘 수 있는 수익의 최대규모가 189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NH투자증권이 대주주 적격성과 관련한 문제를 비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김 사장의 어깨를 가볍게 하고 있다.

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을 때 최대주주의 결격사유 가운데 하나로 최근 1년간 기관경고를 받았거나 3년간 업무정지 이상의 조치를 받은 경우가 포함된다.

김선주 SK증권 연구원은 “일임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특별이자의 미지급 사건과 관련해 NH투자증권은 4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관주의를 받는 데 그쳤다”며 “발행어음 사업 인허가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관주의는 기관경고보다 낮은 제재조치다.

일임형 CMA(MMW)는 증권사가 고객이 맡긴 자금을 한국증권금융에 다시 예치해 이자수익을 받는 상품이다. 증권사는 이자수익에서 수수료를 뗀 뒤 남은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준다.

다만 금융감독원의 조사 과정에서 일부 증권사들이 한국증권금융과 약정을 맺고 대규모 자금을 예치하는 대신 ‘특별이자’라는 명목으로 고객에게 돌려주지 않는 이자를 더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은 이에 따라 4월 미래에셋대우에 기관경고, NH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에 기관주의 조치를 내렸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이 초대형 종합금융사업자 인가를 위해 8월28일~9월1일에 진행했던 현장실사가 별다른 문제없이 끝났다”며 “정식으로 인가를 받고 난 후에 발행어음업무를 놓고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