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중국과 일본에 비해 한국의 협상능력이 뒤쳐져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김 본부장은 “10년 만에 통상교섭본부장에 돌아오니 상황이 달라져 옛날 전략을 다시 쓸 수 없다”며 “중국·일본 등의 협상 경험과 노하우가 올라왔고 우리는 뒤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게임 플랜을 다시 짜야 한다”며 “소용돌이 치는 동북아에서 전략과 전술을 잘 만들어 앞으로 나가야 다음 세대에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밝했다.
김 본부장은 취임사에서 외교 전략이 기존의 원교근공이 아닌 성동격서로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김 본부장은 대륙세력과 해양세력 사이에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양세력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지만 대륙세력과 관계도 긴밀해야 한다”며 “중국 옆에서 5천 년을 살았는데 대륙세력과 어떤 관계를 유지할지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사드보복에 대응해 국제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안은 통상 카드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우리가 제소할지 안 할지 선택권은 쥐고 있지만 카드는 일단 쓰면 카드가 아니다”며 “어떤게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지 세미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소해서 승소하는 다음 단계까지 플랜B, 플랜C를 생각해야 한다”며 “정책은 내 성깔대로 할 수 없는 것인 만큼 성깔대로 하지 않겠다고 아내와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한미FTA 폐기 주장과 관련해 김 본부장은 “미국 내부 반대 여론 때문에 한미FTA 폐기 주장은 취소된 상태”라며 “공동연구 요구에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 직원들이 과거 근무했던 외교부 직원들과 다르다고 평가했다. 김 본부장은 “파스타 먹다가 청국장 먹는 기분”이라며 “산업부 직원들은 순수하고 일을 시키면 이가 없어도 잇몸으로라도 하는 의리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