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롯데그룹 계열사 지분을 대부분 매각한다.

신 전 부회장이 사실상 승산없는 싸움에서 일종의 타협을 선택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동주 롯데 계열사 지분 매각, 신동빈과 싸움 끝내나

▲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SDJ코퍼레이션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주식의 97% 정도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이 롯데지주 출범을 계기로 한국 롯데그룹에서 완전히 손을 뗄 가능성이 떠오른다.

한국에서 재계 5위 롯데그룹을 상대로 경영권 다툼을 이어가기보다 일본에서 진행되는 재판이나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권 확보 등 일본 롯데그룹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는 얘기다.

신 전 부회장은 그동안 보유하고 있는 롯데그룹 계열사 지분을 바탕으로 주요주주로서 권리를 행사하며 롯데그룹의 행보에 제동을 걸어왔다. 이 지분을 매각하면 한국 롯데그룹과 연결고리가 사라진다.

신 전 부회장이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의 지분을 매각하는 대신 신동빈 회장으로부터 일본 롯데그룹 경영권을 넘겨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롯데그룹을 깨끗이 포기하고 지분도 정리하는 대신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로 복귀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단일 최대주주인 광윤사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그는 광윤사 지분 50%와 아버지인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에서 위임받은 1주를 보유해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로 복귀를 노렸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최근 신 전 부회장이 그동안 경영권 다툼에서 핵심역할을 했던 민유성 전 산업은행 회장과 결별한 점도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민 전 회장은 그동안 신 전 부회장 옆에서 책사 역할을 하며 신 회장과 강도높게 대립각을 세워왔다.

신 전 부회장이 지분매각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매입하는 등 일본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되찾기 위한 전략에 활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신 전 부회장이 들고 있는 4개사 지분율은 롯데쇼핑 7.95%, 롯데제과 3.96%, 롯데칠성음료 2.83%, 롯데푸드 2%인데 이 지분의 97% 정도를 장외에서 매각할 경우 신 전 부회장은 7천억 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SDJ코퍼레이션은 “이 회사들의 분할과 합병에 동의하지 않는 주주로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이라며 “경영권과 관련된 모든 사안과는 별개로 진행되는 것으로 경영권 포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주식매수청구권은 합병이나 영업양도 등 주주의 이익과 중대한 관계가 있는 법정사항에 대해 반대하는 주주가 자신의 주식 전부를 공정한 가격으로 매수하도록 회사에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