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메모리반도체시장이 급격한 수요증가와 공급업체들의 생산량 감소로 안정적인 업황이 계속되는 장기호황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그동안 업황이 나빠질 때마다 반도체 수익성에 큰 타격을 받았는데 이제는 위험부담을 덜고 지속성장한다는 것이다.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왼쪽)과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메모리반도체의 수요처가 PC, 스마트폰 등 IT기기에서 서버와 기업용 인프라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시장에 대규모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IT기기 제조사에 비해 가격변화에 덜 민감한 서버기업 등이 대규모 투자에 나서며 메모리반도체의 지속적인 가격상승에도 수요가 꺾이지 않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파악했다.
올해 글로벌 D램시장 규모는 매출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70%, 낸드플래시시장은 46% 정도 성장할 것으로 추정됐다. 기존 시장조사기관들의 전망치를 모두 대폭 뛰어넘는 것이다.
메모리반도체 수요급증의 수혜는 자연히 시장점유율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반도체에서 경쟁업체들이 맞서기 어려운 압도적인 기술력을 확보해 급성장기를 맞고 있다”며 “SK하이닉스도 계속되는 업황호조에 큰 이득을 볼 것”이라고 바라봤다.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업황은 이전부터 일정한 주기로 강력한 호황기를 맞은 뒤 반도체기업들의 증설투자효과로 공급과잉이 발생하며 침체기에 빠져드는 흐름을 반복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이런 업황악화의 타격을 받아 반도체사업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이 연구원은 미세공정 등 반도체기술이 고도화되며 업체들이 생산투자를 벌이는 규모에 비해 생산량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을 맞아 이전과 같은 공급과잉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이 연구원은 “D램과 낸드플래시에 미세공정 적용이 일반화되며 반도체기업은 생산증설에 이전보다 훨씬 많은 공간과 투자금액이 필요하다”며 “투자 대비 효과가 크게 낮아져 시장에 변화를 줄 만큼의 공급증가를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반도체 수요의 성장이 지속되는 반면 공급은 늘지 않아 메모리반도체 평균가격이 계속 오르는 지금의 시장상황이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반도체산업은 구조적인 외형성장 단계에 들어선 만큼 장기호황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실적 눈높이는 하늘만큼 높아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스마트폰 등 IT기기 제조사들은 제조원가 상승의 영향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만큼 메모리반도체 수요를 이전보다 줄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런 시장변화에 대응해 서버용D램과 낸드플래시를 적용한 SSD저장장치 등 서버와 기업시장에서 발생하는 메모리반도체 수요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공산이 크다.
이민희 흥국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IT기업들이 투자를 늘리며 서버용 반도체의 수요는 갈수록 강력해지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에 기여하는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