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국내와 미국에서 동시에 판매를 끌어올리기 위해 싼타페 완전변경모델을 조기에 출시할 수도 있다. 

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2018년 초 출시하려던 싼타페 완전변경모델을 2017년 말에 선보이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판매부진 탈출 위해 새 싼타페 조기출시할 수도

▲ 이원희 현대자동차 사장.


현대차는 2017년 초에서 2016년 11월로 새 그랜저 출시일정을 앞당겨 연말 법인차 판매특수를 누린 적이 있다.

새 그랜저가 출시된 뒤 현대차는 2016년 12월부터 2017년 7월까지 국내에서 매달 1만 대 이상의 그랜저를 팔아 내수판매 회복의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었다. 

국내에서 새 그랜저에 이어 쏘나타 부분변경을 투입하면서 세단판매 호조를 봐 내수판매를 늘렸다. 하지만 RV판매에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싼타페가 모델 노후화를 겪으면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는 1월부터 8월까지 국내에서 세단 22만827대, RV 7만8104대를 팔았는데 2016년 1~8월과 비교해 세단판매는 22.8% 늘어난 반면 RV판매는 19.9% 줄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국내 싼타폐 판매를 보면 3만4417대를 팔아 2016년 같은 기간보다 31% 줄었다.

현대차가 싼타페를 출시하면 내수판매 회복세에 속도가 붙는 데 더해 미국 판매부진의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미국에서 소형SUV 신차 코나와 새 싼타페를 투입하는 등 SUV 제품군을 갖춰야 미국공장 가동률 정상화, 인센티브 하락, 재고 소진, 딜러와 거래 증가 등이 이뤄져 영업과 실적을 정상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새 싼타페가 투입되는 시점 이후부터 진행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현대차는 올해 연말 미국에 코나를 출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코나 전량을 생산해 미국에도 수출하기 때문에 한 해 미국에 수출할 수 있는 코나 물량은 4만 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국에서 싼타페를 생산해 팔고 있기 때문에 코나보다 싼타페가 원활한 공급 덕에 미국에서 강력한 신차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사가 임금협상 교섭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코나 생산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노조는 8월 들어 연이어 부분파업하면서 코나가 고객에 인도되기까지 1달 이상이 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9월 집행부 선거를 치른 뒤에 임금협상 교섭을 재개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미국에 수출할 코나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울 경우 현지에서 생산하는 싼타페 출시를 앞당길 수도 있다. 

새 싼타페에 코나처럼 주간주행등과 전조등이 분리된 디자인 요소 등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6월 국내에서 코나를 출시했는데 코나에 적용된 새로운 디자인 요소를 향후 출시하는 SUV에 적용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차 출시일정은 내부적으로도 공유되는 정보가 아닌 탓에 소수 임직원들만 조기출시 여부를 알 수 있다”며 “소비자들이 싼타페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조기 출시설이 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