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영빈관인 승지원으로 외국 금융사 사장들을 초청해 만찬을 열었다.
승지원에서 해외 귀빈들을 맞는 일은 그동안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몫이었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의 부재가 장기화되면서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그룹을 대표하는 일이 더욱 많아졌다고 재계는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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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재용 부회장이 27일 저녁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승지원에서 중국과 일본의 주요 손해보험사 사장들과 만찬을 한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직접 만찬을 주재한 것은 사실”이라며 “공식적으로 알려진 행사가 아닌 만큼 만찬에 누가 참석했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승지원에서 해외 귀빈들을 초청해 만찬을 주재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바라본다. 승지원의 상징성을 고려할 때 이 부회장이 승지원 만찬을 연 것은 의미가 깊다는 것이다.
승지원은 삼성그룹의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이 생전에 살던 곳이다. 이건희 회장은 이병철 회장 타계 후인 1988년 이곳을 개조해 집무실 겸 삼성그룹의 영빈관으로 이용해 왔다. 이 회장은 선대 회장의 유지를 이어받는다는 의미에서 승지원(承志園)이란 이름을 붙였다.
승지원은 약 991㎡(약 300평)의 대지에 본관과 부속 건물 2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본관의 경우 국내 최고의 한옥 건축가인 신응수 대목장이 직접 지은 건물로 유명하다.
승지원은 삼성그룹의 핵심전략이 만들어지는 곳이자 그룹 경영권을 상징하는 곳이다.
승지원은 이건희 회장 자택에서 도보로 불과 2~3분 떨어진 곳에 있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은 삼성본관 28층에 있는 집무실보다 승지원을 더 자주 찾아 이곳에서 경영을 구상했다. 중요한 삼성그룹 경영진 회의도 이곳에서 주로 열렸다.
이건희 회장은 해외 귀빈들을 만날 때도 승지원을 이용해 왔다. 맥시코 통신 재벌이자 세계 2대 부호인 카를로스 슬림 아메리칸 모빌 회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 등이 승지원을 찾았다.
승지원은 ‘재계의 안방’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단 회동도 이곳에서 여러 차례 진행됐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지난 5월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생긴 공백을 이재용 부회장이 메우는 것”이라며 “이 부회장의 이번 승지원 회동 주재는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을 대표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상당히 의미가 큰 일”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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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그룹의 영빈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승지원 <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