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현대엘리베이터 최대주주가 되면서 현대그룹의 지배구조를 강화했다.
현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 2대 주주 쉰들러AG와 경영권 분쟁에서도 우위에 올라섰다.
|
|
|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
28일 현대엘리베이터에 따르면 현 회장 및 특수관계인들은 27일 현대글로벌이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6.05%를 주당 3만7900원에 매입했다.
현 회장 등은 대신 보유하고 있던 현대상선 지분 2.04%를 주당 1만2100원에 현대글로벌로 넘겼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번 주식교환으로 최대주주가 기존 ‘현대글로벌 외 18인’에서 ‘현 회장 외 20인’으로 바뀌었다.
현 회장은 9.71%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본래 현대글로벌도 9.71%를 소유하고 있으나 현 회장이 3주 더 많은 190만6409주를 확보해 현대글로벌보다 지분이 많아졌다.
현 회장은 이번 주식교환으로 현대그룹 경영권을 확실하게 장악하게 됐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그룹 핵심계열사인 현대상선 지분 22.03%를 지닌 최대주주다.
현 회장은 최근 가족과 함께 현대글로벌 지분 32.9%를 440억 원에 사들여 지배구조를 강화했다. 현 회장은 현대로지스틱스를 일본 금융그룹 오릭스에 매각하면서 마련한 자금을 현대글로벌 지분 인수에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회장은 이번 주식교환으로 현대엘리베이터 2대 주주인 쉰들러AG와 경영권 다툼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
쉰들러AG는 엘리베이터 관련 사업을 운영하는 다국적기업으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1.5%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쉰들러AG는 현대엘리베이터가 2012년 말과 2013년 2월에 각각 800억 원과 97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자 가처분소송을 내는 등 현정은 회장과 계속 갈등을 빚어왔다.
쉰들러AG는 지난 3월 시행한 2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대해서도 현 회장 등 경영진에게 7180억 원을 물어내라는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현 회장은 이번 주식교환을 통해 얻은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9.71%에 일가친척 및 현대글로벌의 지분을 더할 경우 우호지분율 47%를 확보한다. 쉰들러AG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 회장은 이번 주식교환으로 지배구조를 효율적으로 정립하고 핵심계열사의 책임경영을 강화했다”며 “현대로지스틱스 매각 뒤 순환출자 문제와 더불어 위험요소로 꼽혔던 지배구조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