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로봇 완구 및 애니메이션 ‘또봇’을 만든 영실업이 기업 매각작업에 들어갔다.
28일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영실업의 최대주주인 홍콩계 사모펀드인 헤드랜드캐피털파트너스는 기업 매각주간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하고 영실업 매각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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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찬희 영실업 대표이사 |
매각대상은 헤드랜드캐피털파트너스 지분을 포함한 영실업 주식 100%다.
헤드랜드캐피털파트너스는 2012년 12월 영실업 지분 96.5%를 600억 원에 인수했다. 해외 사모펀드 기운데 최초로 국내 완구제조기업을 인수해 경영권을 보유했다.
헤드랜드캐피탈파트너스는 영실업이 제조한 변신로봇 완구 또봇이 인기를 끌면서 실적이 개선되자 투자금 회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영실업은 기아자동차를 모델로 2009년 변신로봇 캐릭터 또봇을 만들어 완구로 내놓았다. 그뒤 또봇이 주인공인 애니메이션이 제작돼 인기를 끌면서 국내 완구상품 가운데 가장 큰 흥행을 거뒀다.
영실업은 또봇의 성공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761억 원과 영업이익 149억 원을 냈다. 그 전해보다 매출은 40.4%, 영업이익은 16.8% 증가했다. 1980년 창립한 이후 가장 좋은 실적을 올렸다.
영실업은 최근 또봇을 앞세워 해외시장에도 진출했다. 또봇 애니메이션은 대만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 9월 싱가포르, 대만, 필리핀에 완구와 애니메이션이 동시에 수출되기도 했다.
헤드랜드캐피털파트너스는 영실업의 실적이 계속 좋아질 것으로 판단하고 매각가격으로 최소 2천억 원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영실업의 인수에 중국 유아용품기업를 비롯해 미국의 영화제작사와 대형완구유통사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은 산아제한 정책 완화로 아동 관련 시장이 성장하고 있어서 중국기업들이 영실업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기업은 최근 국내 아동의류회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국내 최장수 유아복기업 아가방앤컴퍼니는 지난달 중국 의류기업 랑시그룹 아래 들어갔다. 유아복 브랜드 ‘블루독’과 ‘밍크뮤’를 운영하는 서양네트웍스도 지난해 초 홍콩 소비재유통기업 리앤펑에 매각됐다.
중국기업은 유아용 애니메이션 ‘뽀로로’를 히트시킨 아이코닉스와 애니메이션 ‘라바’ 시리즈를 만든 투바앤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또봇은 대만에서 인기를 얻었고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진출할 계획도 잡아놓고 있다”며 “동아시아 아동 관련 시장에 관심이 많은 중국기업이 인수의사를 밝힐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