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종사 '추석 파업' 추진, 조원태 직접 협상에 나설까

▲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이 추석연휴 파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이 2016년 12월22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개최한 파업출정식.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조종사노동조합과 협상에 직접 나설까?

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추석연휴에 파업할 것을 예정하며 조 사장이 협상에 직접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어 조 사장의 대응이 주목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7일 “조종사노조 측에서 최근 파업시 항공기 운항에 필요한 필수인력 산정을 요청해왔다”며 “이에 따라 필수인력을 산정해 노조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항공사는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되기 때문에 파업할 경우에도 국제선 80%, 국내선 50%, 제주노선 70% 이상에 필수 조종인력을 유지해야 한다.

조종사노조는 추석연휴에 파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필수인력 산정을 마무리한 만큼 파업에 돌입하기 10일 이전에 회사에 통보만 하면 파업할 수 있다.

조종사노조는 사측 위원들과 협상에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만큼 조 사장이 직접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조종사노조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임금과 단체협상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조종사노조는 2015년과 2016년 임금을 각각 4%와 7% 인상할 것, 퇴직수당을 해마다 1%씩 누적해 계산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2015년과 2016년 임금을 각각 1.9%와 3.2% 올릴 것, 보안수당을 5천 원 인상할 것, 복리후생을 강화할 것 등의 방안을 내놓고 있다.

조종사노조와 사측은 협상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지만 결국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8월24일경부터 협상을 잠정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사장이 추석연휴 파업을 막기 위해 조종사노조 요구대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도 있다.

대한항공은 조종사노조가 파업할 경우 추석연휴 수익을 끌어올리는 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대한항공은 여객수요 증가에 대비해 추석연휴 국내선의 증편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조종사노조가 파업에 들어갈 경우 국내선 항공편 가운데 최대 50%, 제주노선 항공편 가운데 최대 30%를 운항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증편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북한의 핵실험과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 등으로 외국인의 한국여행이 지속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추석연휴에 수익을 끌어올리는 일은 대한항공 4분기 실적에 크게 영향을 끼친다.

조 사장은 올해 2월 보잉787-9 항공기 도입행사에서 조종사노조와 갈등문제를 놓고 “취임 이후 조종사노조와 한 번 만났고 노조와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며 “조만간 좋은 소식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물론 조종사노조가 대대적인 파업을 벌일 수 없는 데다 시민들 지지를 받기 힘든 만큼 파업을 강행할 가능성이 낮다는 말도 나온다.[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