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수 삼성화재 사장이 손해보험사 본연의 보험영업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다.
다만 막대한 규모의 운용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투자운용수익이 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점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안민수, 보험영업 흐름 주도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안 사장은 손보사업계를 주도하며 보험영업의 흐름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말 손보사 가운데 처음으로 자동차보험료를 내렸다.
다른 손보사들은 손해율이 아직 높아 적자를 보고 있다는 이유를 들며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미적댔는데 삼성화재가 자동차보험료를 내린 뒤 줄지어 보험료 인하 행렬에 동참했다.
삼성화재는 7월 말 한 차례 더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해 업계 1위의 방점을 찍으며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했다는 말을 듣는다.
안 사장은 보험업의 채널 다변화를 통해 영업력을 확장하면서 인터넷채널 판매의 흐름도 주도하고 있다.
삼성화재은 다른 손보사들보다 온라인 자동차보험 판매채널에 뒤늦게 들어갔지만 빠른 속도로 성장해 온라인채널에서도 1위사로 올라섰다.
상반기 말 기준 삼성화재의 온라인보험시장 점유율은 30.5%로 독보적이며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이 각각 19%, 19.3%, 12.68%, 5.11%를 차지하며 뒤를 이었다.
안 사장은 하반기 온라인과 모바일채널에서 장기보험 판매도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화재는 장기보험분야의 보장성보험 판매를 강화하기 위해서 다양한 상품의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장기보험·일반보험 모든 부문에서 손해율을 개선돼 보험영업이익 실적이 크게 좋아졌다.
2분기 기준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장기보험·일반보험 손해율은 각각 76.2%, 84.7%, 67.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4%포인트, 1.2%포인트, 6.3%포인트 개선됐다.
상반기에 보험영업손실 적자폭도 크게 줄었다. 보험사들은 보통 보험영업에서는 적자를 보고 보험료로 거둬들인 돈을 운용해 이익을 낸다.
삼성화재는 상반기에 보험영업손실 1070억 원을 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손실이 52.4% 줄었다.
◆ 투자운용수익 부진 벗어나야
삼성화재가 운용수익에서 부진하다는 말을 듣는 만큼 안 사장은 앞으로 이 분야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안 사장은 오랫동안 삼성생명에서 자산운용분야의 경험을 쌓은 투자전문가인데도 투자수익에서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보험업법 개정안으로 보험사의 자산운용 한도 규정이 폐지됨에 따라 앞으로 보험사들이 더욱 활발한 자산운용을 통해 고수익을 거둘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됐다.
손보사들은 이 기회를 다잡기 위해서 투자금융(IB) 관련 전문가를 영입하고 투자금융 조직을 정비하는 등 자산운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상반기 말 기준으로 운용자산이 61조3670억 원에 이르는데 이 거대한 운용자산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업계 2위권사인 동부화재와 현대해상의 운용자산 규모가 각각 30조7780억 원, 31조3500억 원 수준에 그친다.
삼성화재는 2분기에 투자영업이익 3970억 원을 거뒀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 감소했다. 운용자산이 8.4%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수익률이 0.55%포인트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화재는 보수적인 투자기조 아래 국내 채권과 대출 위주의 운용을 고수하고 있다”며 “2위권 손보사들이 본격적으로 외화채권 투자 비중을 늘리는 등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보이는 만큼 삼성화재도 투자운용수익의 부진을 벗어날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