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이 기체결함 등으로 한 국제선에서 항공편을 두차례 잇따라 결항해 승객들에 37시간 연착하는 손해를 끼쳐 집단소송을 당했다.
법무법인 예율은 29일 승객 113명을 대리해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에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고 3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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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 |
이스타항공은 22일 말레이시아의 코타키나발루에서 출발해 부산에 도착할 것으로 예정됐던 항공편 ZE942편을 김해공항의 야간운항 통제시간에 걸려 결항했다. 23일 출발하기로 한 대체편도 엔진결함으로 결항해 37시간을 연착했다.
승객들은 결근이나 결석을 해야했고 취업면접이나 운전면허 시험 등을 응시하지 못했으며 중요한 회의를 취소하는 등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또 항공사로부터 결항사유와 향후 일정 안내를 적절하게 받지 못한 상태에서 공항에 장시간 대기하면서 불안과 스트레스 등 정신적 손해도 봤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승객들은 1인당 손해배상 150만 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스타항공은 하루 10만 원씩, 보상금 20만 원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몬트리올 의정서에 따르면 항공사는 예기치 못한 고장 등 불가항력 사유로 지연이나 결항이 발생할 경우 항공사 책임이 제한된다.
법무법인 측은 몬트리올 의정서에 따르더라도 항공여객운송인은 여객 손해를 피하기 위해 합리적으로 요구되는 모든 조치를 취했다는 사실이나 그런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는 한 지연 손해에 책임을 진다고 주장했다.
소송을 맡은 김지혜 법무법인 예율 변호사는 “한국에서는 항공사들이 비행기를 연착할 경우 승객에 정당한 보상을 해주지 않아도 제재나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항공사들이 정시운항과 안전운항 의무를 위반할 경우 항공사에 책임을 인정하는 판례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불가피하게 운항 지연이 발생해 승객들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원만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