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가 반도체사업 인수대상자를 미국 웨스턴디지털로 결정했지만 협상이 또 결렬되며 인수전이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도시바가 웨스턴디지털을 두고 다른 인수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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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츠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 |
도시바는 3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웨스턴디지털을 포함한 3곳의 인수협상대상자와 반도체사업 매각을 놓고 다시 논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최근 웨스턴디지털을 최종 인수후보자로 점찍고 세부적인 조건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협상이 다시 결렬된 것으로 추정된다.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은 이전에도 수차례 협상에 실패했다.
도시바 채권은행들은 31일까지 반도체사업을 매각할 대상을 결정하라고 도시바에 요구했지만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도시바는 내년 3월까지 자본잠식을 해결하지 못하면 일본증시에서 상장폐지될 위기에 놓여있다. 보통 인수절차를 마무리하는 데 6개월 정도가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시간이 매우 촉박하다.
SK하이닉스와 일본 정부펀드, 미국 사모펀드 등의 컨소시엄에 애플이 합류하며 좋은 인수조건을 제시하면서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의 협상 결렬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도시바가 SK하이닉스 컨소시엄에 선금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데다 웨스턴디지털이 다시 매각절차 중단을 요구하며 법적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상황이 녹록치 않다.
대만 홍하이그룹 역시 인수협상대상자에 포함됐지만 일본정부의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
니혼게이자이는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이 대략적인 인수조건에는 이미 대부분 합의한 만큼 다시 논의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웨스턴디지털은 반도체사업 인수금액을 경쟁자들보다 1조 원 정도 낮게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가 웨스턴디지털과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마지막 ‘버티기’에 들어갔다는 관측도 나온다.
도시바는 9월 말까지는 인수대상자를 최종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