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대형 금융사고와 경영진 내분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올해 3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KB금융사태 여파로 대규모 투자를 하지 못한 점이 오히려 수익개선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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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규 KB금융지주 신임 회장 내정자 |
KB금융은 올해 3분기에 당기순이익 4562억 원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9% 증가했다고 24일 밝혔다. 3분기까지 누적된 당기순이익은 1조2214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22.0% 늘었다.
KB금융은 3분기 누적 신용손실충당금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50억 원 줄어들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지난해 교환주식손상차손 1206억 원 등 일회성 비용이 사라진 점도 영향을 줬다.
그러나 영업외적 요인을 제외하면 올해 누적순익은 실질적으로 감소했다. KB금융의 올해 3분기 순이자이익은 1조6267억 원으로 지난 2분기보다 1.2% 늘어나는 데 그쳤다. 3분기까지 누적해 보면 4조777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줄었다.
3분기 수수료이익은 3513억 원으로 지난 분기보다 0.2% 줄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3분기 누적기준으로 보면 1조16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나 감소했다.
KB금융은 "방카슈랑스(은행의 보험영업) 수수료가 줄어들고 지난해 4분기 회계처리가 변경되면서 신용카드 팩토링채권 관련 수수료비용이 늘어나 누적 수수료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순이자마진의 경우 3분기에 2.52%를 기록해 2분기보다 0.04%포인트 올랐다. 순이자마진은 금융기관이 자산을 운용해 얼마나 많은 수익을 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KB금융 관계자는 “고금채권 만기가 도래해 조달금리가 하락하면서 순이자마진이 개선됐다”며 “결제성 자금을 늘리고 스프레드(국제금융거래 기준금리와 실제금리의 차이)가 좋은 신용대출을 확대하는 등 영업 부분에서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KB금융이 국제회계기준(IFRS)를 적용하면서 충당금은 줄인 반면 준비금을 늘려 결과가 좋게 나온 면도 있다”고 말했다.
KB금융 최대계열사인 KB국민은행도 실적이 상승했다. 9월 말 기준으로 KB금융 총자산은 약 399조 원으로 이 가운데 국민은행이 74%를 차지한다.
국민은행은 3분기에 3585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지난 2분기보다 24.5% 증가한 수치다. 3분기 누적 기준 904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9% 늘어났다.
신용카드 사업을 제외한 국민은행 3분기 순이자마진은 1.85%로 올해 2분기보다 0.03%포인트 상승했다.
은행 재무구조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연체율은 3분기에 0.88%를 기록해 지난 2분기보다 0.11%포인트 하락했다.
KB금융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2.0%로 내린 것이 4분기부터 다음해에 이르기까지 마진 하락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KB금융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2.0%로 떨어지면서 2015년에 연간 0.06%의 마진 하락요인이 발생할 것”이라며 “저원가성 예금을 확대해 실적방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