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지주 차기 회장 인선이 박재경 BNK금융지주 회장 직무대행과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의 2파전으로 좁혀진 가운데 임원추천위원회 위원들 사이에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추위 위원들은 BNK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인 박 직무대행과 김 전 부회장이 각각 BNK금융회장이 될 경우 불러올 수 있는 파급효과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지만 쉽사리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BNK금융지주 회장후보 박재경과 김지완, 장단점 뚜렷이 갈려  
▲ (왼쪽부터)박재경 BNK금융지주 회장 직무대행과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BNK금융지주 임추위 위원은 6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윤인태 법무법인 해인 대표변호사, 이봉철 롯데그룹 경영혁신실 부사장, 김찬홍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 등 3명이 박 직무대행을, 김영재 부산대 경제학과 교수, 차용규 OBS경인TV 대표이사, 문일재 대한석유협회 부회장 등 3명이 김 전 부회장을 각각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직무대행을 지지하는 위원들은 BNK금융의 경영공백을 단기간에 안정화하고 혼란을 수습하는 일에 박 직무대행이 최적임자라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NK금융지주 주가조작 사태로 BNK금융의 여러 임원의 자리가 비어있는 상황인 만큼 기존의 돌아가는 사정을 잘 아는 인사가 회장에 올라 진두지휘해야 빠른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박 직무대행은 부산은행 전략기획부 M&A팀장, BNK금융지주 기획부장, 전략재무본부 상무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전통 BNK금융인으로 불리는 만큼 BNK금융의 역사와 과제를 꿰뚫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직무대행은 현재 비상경영체계에서 그룹을 이끌고 있는데 직무대행을 맡으면서 비교적 무난하게 BNK금융지주를 이끌었다는 말을 듣는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박 직무대행은 성 전 회장체제에서 2인자로 꼽힐 만큼 핵심인사였다는 점에서 반대 행추위 위원들의 비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NK금융은 성 회장의 지나친 권력집중이 BNK금융의 내부통제시스템을 마비시켜 주가조작사태까지 이르게 했다는 거센 비판에 따라 조직쇄신에 강한 압박을 받고 있는데 박 직무대행은 이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박 직무대행이 1981년 부산은행에 입행한 이래로 3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부산은행 및 BNK금융지주에서만 근무한 만큼 BNK금융의 조직문화를 박 직무대행 스스로 변화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김 전 부회장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BNK금융의 ‘순혈주의’를 깨고 조직쇄신을 위한 새 바람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인사로 김 전 부회장을 꼽는다.

BNK금융은 차기 회장 인선에서 개방형공모 방식을 선택해 외부 인사를 영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뒀는데 김 전 부회장이 회장이 된다면 BNK금융의 조직쇄신의 상징적인 인물이 될 가능성도 있다.

김 전 부회장은 부국증권 사장, 현대증권 사장, 하나금융투자(옛 하나대투증권) 사장, 하나금융그룹 자산관리부문 부회장 등 금융업계 수장 자리만 14년을 맡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 김 전 부회장이 강한 리더십을 발휘해 BNK금융에 혁신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전 부회장에게 낙하산 인사라는 꼬리표가 붙은 점은 김 전 부회장을 지지하는 위원들에게 부담요소다.

김 전 부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산상고 동기인데다 2012년 문재인 대통령 대선후보 시절 경제고문으로 캠프에 참여한 이력이 있는데 청와대와 관련 있는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배구조 승계 프로그램이 BNK금융 안에 제대로 만들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논란을 헤쳐나갈 방안이 없다는 점도 문제”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