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공범자들'이 흥행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장겸 MBC 사장의 입지가 더욱 불안해지고 있다.

21일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공범자들은 17일 개봉한 뒤 20일까지 누적 관객 수 6만5910명으로 집계돼 박스오피스 8위에 올랐다. 상영관이 전국 203곳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MBC 해직 다룬 ‘공범자들’ 흥행조짐, 김장겸 퇴진압력 높아져  
▲ 김장겸 MBC 사장.
최승호 감독도 이날 페이스북에 “일부 복합상영관(멀티플렉스)이 공범자들에 상영관을 더 열어주겠다는 뜻을 전해왔다”며 “나쁜 시간대에도 (영화를) 찾아보고 언론개혁의 촛불을 든 시민들 덕분”이라고 밝혔다.

공범자들은 MBC와 KBS 등 공영방송의 공공성과 언론인 해직사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최 감독도 MBC ‘PD수첩’ 출신으로 2012년 MBC 총파업에 참여했다가 해직됐다.

공범자들이 흥행할 경우 MBC 직원들이 김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데에도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MBC 기자·PD·아나운서 상당수가 현재 경영진의 퇴진과 제작자율성 보장을 요구하면서 프로그램 제작을 거부하고 있다.

MBC 노동조합은 24~29일 총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하는데 이 투표가 가결될 경우 2012년 이후 5년 만에 경영진의 퇴진을 요구하는 총파업이 다시 벌어질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김 사장의 퇴진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나아가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등 다른 경영진에게도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김 사장을 비롯한 MBC 전현직 임원들은 공범자들의 개봉 전에 초상권 침해와 명예훼손을 이유로 상영금지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재판부는 당시 “최 감독은 사실에 기초해 공적인물인 MBC 전현직 임원들을 비판하고 의문을 제기했을 뿐”이라며 “MBC 전현직 임원들이 비판과 의문을 적극 해명해야 하는 지위에 있는데 그런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고 명예권이 침해됐다고만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