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사망사건으로 1심에서 금고 4년을 선고받은 노병용 전 롯데마트 대표가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상주)는 17일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노 전 대표의 항소심에서 금고 4년을 선고한 원심보다 낮은 금고 3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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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병용 전 롯데마트 대표. |
노 전 대표와 함께 기소된 김모 홈플러스 전 그로서리매입본부장과 이모 전 법규관리팀장에게는 각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보다 낮은 징역 4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은 소비자의 안전을 외면하고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를 벤치마킹한 PB(자체브랜드)제품을 판매해 상당한 매출을 올렸다”며 “노 전 대표 등은 안전성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제품을 출시했고 그 뒤에도 안전성 확보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제품 출시 전에 관심을 품고 안전성을 확인했다면 이런 비극적 결과를 막을 수 있었다”며 “회사 임직원들은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하고 앞으로 비극적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가습기살균제 원료물질에 심각한 위험이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믿은 데에 당시 관계법령 등 제도적 미비나 상당 기간 판매됐던 기존 제품의 사용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특별법이 제정돼 피해자와 가족들의 피해가 조금이라도 회복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감형의 이유를 들었다.
재판부는 홈플러스 법인에는 벌금 1억5천만 원을, 홈플러스 조모 전 일상용품팀장에게는 금고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롯데마트 관계자,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가습기 살균제를 제작한 용마산업 대표 등 4명에게는 각각 금고 2년6개월 또는 금고 3년을 선고했다.
노 전 대표 등은 2006년 출시된 롯데마트 가습기살균제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안전성 실험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과실로 사상자를 낸 혐의로 기소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