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부는 영화 ‘택시운전사’ 바람을 두고 보수정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바른정당은 5.18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규정하는 세력과 차이를 분명히 하겠다고 강조한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 등 정치권 인사들의 영화관람에 경계의 시선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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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 |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14일 SBS라디오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에서 최근 바른정당 의원들이 택시운전사를 단체관람한 사실을 들면서 “보수가 극우와 합리적 보수로 나뉘고 있다”며 “극우의 기준 가운데 하나가 5.18민주화운동을 보는 시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5.18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규정하거나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는 것을 예로 들면서 “바른정당은 5.18민주화운동의 의미를 음해하는 사실 왜곡과 관련해 토론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그는 “5.18민주화운동이 좌우대립의 소재로 쓰이는 데 일선에서 맞서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하 최고위원은 바른정당에서 자유한국당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택시운전사 단체관람을 추진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2018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통합할 수 있다는 전망에 명확하게 답변한 셈이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은) 민주화운동과 민주세력을 부정하는 극우정당이다”며 “극우정당과 결코 같이 할 수 없는 부분을 명확히 했다”고 잘라말했다.
그는 “극우는 5.18민주화운동과 관련된 ‘임을 위한 행진곡’을 김일성 찬양곡으로 매도했다”며 “자유한국당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매도한 데 국민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은 정치권 인사들이 택시운전사를 잇달아 관람하는 데 경계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14일 논평에서 “핵전쟁의 위기 속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영화를 유유자적 관람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문 대통령이 택시운전사를 본 뒤 눈물을 흘리며 “아직까지 광주의 진실이 다 안 밝혀졌다”고 말한 것을 놓고도 강 대변인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무엇을 했길래 문 대통령이 이제 와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저의가 궁금하다”고 공격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대한노인회장 취임식에서 기자들에게 “택시운전사를 당 차원에서 볼 계획은 없다”며 “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보고 뭘 느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택시운전사는 영화진흥위원회의 통합전산망 기준으로 14일 관객 800만 명을 넘어섰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현장을 찾았던 독일인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태운 택시기사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