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올해부터 애플 아이폰8에 3D센서 등 주요부품을 처음으로 공급해 내년까지 실적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10일 “LG이노텍의 아이폰8 관련한 부품공급이 9월부터 시작될 것”이라며 “듀얼카메라와 3D센서 등 고가부품이 매출성장에 큰폭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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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석 LG이노텍 사장. |
LG이노텍은 지난해부터 애플이 아이폰7플러스에 탑재하는 듀얼카메라모듈을 독점공급해왔다. 듀얼카메라는 일반카메라보다 공급단가와 수익성이 높아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올해는 LG이노텍이 일본 샤프와 애플에 듀얼카메라를 공동으로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듀얼카메라 적용모델이 아이폰7S플러스와 아이폰8 등 2종류로 늘어나 공급량은 오히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은 고가모델인 아이폰8에 최초로 탑재되는 3D센서 모듈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3D센서는 카메라 성능개선과 얼굴인식, 증강현실기능 등에 사용되는 카메라 관련부품이다.
김 연구원은 “LG이노텍의 3D센서 매출은 올해 약 3천억 원, 내년에는 1조 원까지 증가할 것”이라며 “애플이 고가부품 주문을 늘리며 LG이노텍의 성장판을 열어주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LG이노텍의 내년 매출은 8조 원 안팎으로 추정되는데 3D센서가 12%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다. 수익성이 높아 영업이익에 기여하는 폭도 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3D센서 해외 경쟁업체의 공급비중이 예상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 LG이노텍이 공급효과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자전문매체 나인투파이브맥에 따르면 애플에 3D센서를 공급하는 미국 루멘텀은 최근 실적발표회에서 “아이폰8에 탑재가 예상되는 3D센서의 주문량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루멘텀은 2분기에 애플의 3D센서 공급으로만 2억 달러(228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아이폰8 생산이 본격화되는 3분기부터는 매출이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
LG이노텍이 이전부터 애플과 협력해온 만큼 3D센서 공급물량이 경쟁업체보다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루멘텀의 발표내용을 보면 LG이노텍의 공급비중은 예상보다 낮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나인투파이브맥은 아이폰8에만 탑재가 예상됐던 3D센서가 동시출시되는 아이폰7S 등 다른 제품에도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 경우 LG이노텍의 공급량이 예상보다 늘어날 수도 있다.
LG이노텍과 다른 부품업체들 사이 3D센서 공급비중 차이가 크지 않을 경우 가격경쟁이 치열해져 수익성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