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제네시스의 중형세단 G70 출시를 발판으로 해외시장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9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 초 미국에서 제네시스 중형세단 G70을 출시해 안정적인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의선, G70 출시에 맞춰 제네시스 해외시장 공략 확대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현대차는 지난해 8월과 9월 미국에서 각각 G80, G90(한국명 EQ900)을 출시하면서 제네시스가 미국에 진출한 지 1년이 지났다.

하지만 제네시스의 미국 중대형고급차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연간 판매량 기준(구형모델 포함) 9.6%에서 올해 7월까지 누적 판매량 기준 8.2%로 줄어들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은 세계 최대 고급차시장으로 꼽히는 만큼 현대차가 미국에서 제네시스를 안착하는 일은 중요하다. 

현대차는 제네시스전략팀을 운영하던 데서 최근 제네시스사업부를 새로 만들고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현대차 상무에 사업부장을 맡겼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제네시스 키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사업부는 출범한 이후 가장 먼저 미국에서 현대차와 제네시스 판매망을 분리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현대차는 현재 미국에서 현대차 판매점에서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제네시스를 전시판매하고 있다. 제네시스사업부는 내년 중순부터 현대차와 독립된 제네시스 판매점을 통해 차량을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네시스가 미국에서 점유율이 줄어들긴 했지만 내부에서는 좋은 판매실적을 낸 것으로 본다”며 “G70이 출시하고 판매점을 분리운영하면 제네시스 브랜드 이미지가 개선되면서 판매도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G70이 출시되면 제네시스는 세단제품군 갖추는 데 일단락하게 된다.  G70 이후에 출시하는 차량은 쿠페나 SUV 등이다. 현대차가 제네시스 세단제품군을 어느 정도 갖춘 만큼 미국에 이어 유럽, 중국 등 해외시장 확대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제네시스가 유럽과 중국을 공략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정의선, G70 출시에 맞춰 제네시스 해외시장 공략 확대  
▲ 제네시스 'G70' 렌더링 이미지.
유럽은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고급차 브랜드의 본고장인 만큼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다. 현대차는 현재까지 유럽에서 제네시스 브랜드를 선보이지 않았고 제네시스DH 등 구형모델을 해외법인 등에 한정적으로 판매해왔다.

중국은 수입 고급차에 높은 세금을 물리고 있어 제네시스 브랜드가 중국에 진출하면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현대차가 중국에 반조립제품 수출 방식으로 제네시스 브랜드를 출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수입차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지만 자동차 부품에는 6~10%의 관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의 해외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수익성이 높은 국내에서 판매를 늘리는 일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올해 상반기 국내판매량은 2만7713대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9.5% 줄었다. 차종별로 G80 판매량은 2만978대로 21% 늘었지만 EQ900 판매량이 6735대로 61%나 감소했다.

현대차는 국내에서 이르면 9월에 G70을 출시한다. G70은 입문용 수입차로 꼽히는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BMW 3시리즈와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