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이 보험설계사조직을 강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보험설계사들이 독립보험대리점으로 옮기는 것을 막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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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수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 |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보험설계사들에게 적용되는 수수료체계를 개편해 8월부터 등록하는 신입 보험설계사를 대상으로 기존 수수료에 추가로 정착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실적을 달성할 경우 추가로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일종의 신입 보험설계사들의 정착률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또 보험설계사들에게 건강검진과 학자금 대출, 탁아비 지급 등 복지혜택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독립보험대리점들이 덩치를 키우고 온라인보험이 활성화되면서 보험설계사들의 이탈이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생명보험사의 보험설계사 정착률은 지난해 40.2%로 집계됐다. 보험설계사 정착률이란 보험설계사가 1년 이상 같은 회사에 남아있는 비율로 10명 중 6명이 1년이 되기 전에 회사를 떠나는 셈이다.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기는 경우가 잦으면 보험회사의 계약유지율이 떨어질 뿐 아니라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높아지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생명이 보험업계 최초로 보험설계사 전용 브랜드인 ‘인생금융전문가’를 개발한 것도 고객들에게 보험설계사의 전문성을 알리는 것뿐 아니라 보험설계사들에게 삼성생명이라는 브랜드를 바탕으로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부채부담이 커질 수 있는 저축성보험보다 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도 보험설계사조직을 강화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보장성보험은 약관이 복잡하고 인맥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아 보험설계사 의존도가 높다. 저축성보험이 방카슈랑스 및 온라인보험판매에 의존하는 비중이 큰 것과 비교된다.
김 사장의 전략에 따라 삼성생명 보험설계사 수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삼성생명 보험설계사 수는 5월 기준 3만6078명으로 1년 전보다 3870명(12%) 늘었다. 같은 기간에 생명보험사 전체 보험설계사 수는 33명(0.03%) 늘어난 것과 비교된다.
보험설계사 1명당 초회보험료 수치(보험설계사 1인당 생산성)도 크게 좋아졌다. 초회보험료란 보험에 가입하고 처음 납입하는 보험료로 보험회사의 성장성을 가늠하는 잣대로 꼽힌다.
5월 기준으로 삼성생명 보험설계사의 생산성은 530만 원으로 1년 전(504만 원)보다 높아졌다. 전체 보험설계사의 평균 생산성은 5월 기준으로 322만 원으로 지난해 5월(717만 원)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 것과 비교된다.
보험이 중장기 계약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초회보험료가 커질 경우 앞으로 회사가 거둬들이는 수입보험료도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
김 사장은 보험설계사조직을 강화하면서 늘어난 사업비는 영업점을 줄이는 방식으로 부담을 낮추고 있다.
삼성생명 국내 영업점은 3월 기준 723곳으로 1년 전보다 120곳(14.2%)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