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호텔사업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가운데 누구 품에 안기게 될까?

정 부회장은 이마트,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를 맡으며 각자의 영역에서 독립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호텔사업은 아직 누가 맡게 될지 명확한 정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신세계그룹 호텔사업, 정용진과 정유경 중 누가 차지할까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7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JW메리어트서울의 회원제 헬스장이 이르면 내년 1월 개보수를 시작한다. 2000년 호텔이 개관한 뒤 18년 만에 처음으로 4개월에 걸쳐 대대적인 공사가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JW메리어트서울은 신세계가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센트럴시티가 보유하고 있다.

정유경 총괄사장이 신세계 최대주주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에 이어 신세계의 2대주주로 올라 있어 JW메리어트호텔서울 역시 정 총괄사장이 맡고 있다.

이마트의 자회사인 신세계조선호텔 역시 호텔사업 확대에 나선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서울과 부산에 웨스틴조선호텔을, 서울 용산에 포포인츠바이쉐라톤 서울남산을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내년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글로벌 호텔체인인 웨스틴을 떼어내고 독자 호텔브랜드로 새롭게 출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서울과 부산에 있는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동시에 객실 개보수에 나서는 방안 역시 고려하고 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내년 3년여 만에 서울 중구에 새로운 호텔도 연다.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은 지난해 4월 지분을 맞교환해 ‘이마트는 정용진, 신세계는 정유경’으로 교통정리를 끝냈다. 올해 6월 신세계가 보유하고 있던 신세계프라퍼티 지분 10%를 이마트로 모두 넘기면서 복합쇼핑몰도 정 부회장 사업영역임을 분명히 했다.

다만 호텔사업과 면세사업은 아직 영역이 애매하다.

신세계그룹에서 면세사업은 이마트의 자회사 신세계조선호텔과 신세계의 자회사 신세계DF가 함께 운영한다. 서울 명동과 강남의 시내면세점은 신세계DF가 맡고 있고 부산 시내면세점과 인천공항면세점은 신세계조선호텔이 맡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앞으로 신세계조선호텔의 면세사업을 떼어내 신세계DF 아래에 두는 등 그룹 차원에서 면세사업을 일원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는데 호텔사업 역시 일원화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호텔사업은 일단 사업 관련성으로만 보면 정 총괄사장에 가깝다.
 
  신세계그룹 호텔사업, 정용진과 정유경 중 누가 차지할까  
▲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정 총괄사장이 맡고 있는 면세사업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만큼 호텔사업과 연관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 면세업계 양강인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을 각각 호텔롯데와 호텔신라가 운영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신세계 본사가 이르면 8월 안에 JW메리어트호텔이 있는 센트럴시티로 이전하는 점 역시 호텔사업이 신세계 품에 안길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조선호텔에 14년 동안 몸담기도 했다. 정 촐괄사장은 1996년 신세계조선호텔을 통해 신세계그룹에 입사해 2003년부터 2009년까지 프로젝트실장을 맡았다.

그러나 정용진 부회장 역시 호텔사업에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

정 부회장은 특히 내년 서울 중구에 문을 여는 신세계조선호텔의 새로운 호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 부회장의 측근이자 정 부회장이 직접 영입한 김범수 전 이마트 라이프스타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이 호텔의 운영총괄 팀장을 맡고 있다.

김 팀장은 파워블로그 ‘팻투바하’를 운영하다 정 부회장의 눈에 띄어 2008년 신세계그룹에 입사했다. 김 팀장은 정 부회장과 함께 데블스도어, 스타필드하남, 스타필드고양에서 잇달아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지금도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에 둘이 함께 한 모습이 자주 올라올 만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신세계조선호텔의 새로운 호텔에 정 부회장의 색깔이 분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