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과 대형SUV시장을 석권한 쌍용자동차와 중형SUV시장 선두를 지키고 있는 기아자동차가 ‘SUV 명가’ 자리를 놓고 치열한 접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쌍용자동차가 7월 티볼리와 G4렉스턴의 판매호조로 각각 소형과 대형SUV시장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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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근 기아자동차 부회장. |
올해 7월까지 국내에서 팔린 티볼리는 모두 3만310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늘었다. 쌍용차는 7월 중순 상품성 개선모델인 티볼리아머를 출시해 소형SUV시장에서 1위 지키기에 나섰다.
티볼리 판매실적은 기아차의 소형RV인 쏘울, 니로, 스토닉의 합산 판매실적의 2배가 넘는다. 올해 7월까지 국내에서 팔린 쏘울, 니로, 스토닉은 각각 1435대, 1만2361대, 1342대로 모두 1만5138대였다.
기아차는 7월 출시한 스토닉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스토닉은 쏘울, 니로는 물론 현대차 코나와 판매간섭을 최소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쌍용차는 G4렉스턴을 출시하면서 기아차에게서 대형SUV시장 1위 자리도 뺏어왔다. G4렉스턴은 출시 첫 달인 5월부터 7월까지 매달 기아차 모하비보다 많이 팔렸다. 7월 국내에서 팔린 G4렉스턴과 모하비는 각각 1586대, 1220대였다.
G4렉스턴과 모하비의 국내판매량 격차는 5월 1천 대가량에서 7월 360대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쌍용차는 8월 7인승 G4렉스턴을 출시하면서 모하비와 격차벌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대형SUV시장에서 7인승 선호도가 높고 모하비가 5인승과 함께 7인승 모델도 판매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서 쌍용차는 G4렉스턴 7인승 모델을 출시해 모하비 수요를 더 뺏어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아차는 소형과 대형SUV시장에서 쌍용차에 주도권을 내줬지만 강점을 보이는 중형SUV시장만은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쌍용차는 유독 중형SUV시장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아차는 7월 쏘렌토 부분변경모델을 출시하면서 중형SUV시장 1위 지키기에 나섰다. SUV 수요가 소형과 대형으로 양극화하면서 국내 중형SUV시장은 침체기를 겪고 있다. 이 탓에 올해 7월까지 국내에서 팔린 쏘렌토도 3만961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나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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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 |
쏘렌토 경쟁차종이 현대차 싼타페와 르노삼성차 QM6는 올해 7월까지 국내에서 각각 3만1078대, 1만5558대가 팔렸다. 쌍용차 코란도C는 5146대가 팔려 선두경쟁에서 멀찌감치 물러난 상황이다.
다만 현대차가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싼타페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아차가 중형SUV시장 1위 자리마저 놓칠 가능성이 나온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기아차와 쌍용차 모두 ‘SUV 명가’를 표방하며 치열한 SUV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특히 기아차는 K시리즈 등 세단판매 부진이 깊어지고 있어 RV판매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올해 7월까지 국내에서 카렌스, 카니발 등 MPV를 포함해 RV차량을 모두 13만2948대를 팔았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줄었다.
쌍용차의 경우 올해 7월까지 SUV(티볼리 등 4종)와 MPV(코란도투리스모 1종) 국내판매량은 각각 5만4599대, 3030대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SUV 판매량은 9% 늘었지만 MPV 판매량은 26.2%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