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노동자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들이 현장에서 조금씩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 찬반투표를 마감하고 개표를 한 뒤 회사 측과 교섭을 재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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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
현대중공업 신임 임원진이 노조를 방문해 “경영진이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뜻을 전하면서 현장에서 회사와 교섭을 재개하라는 요구가 나온 데 따른 것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22일 무기한 연장하던 파업 찬반투표를 마감하고 개표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노조는 또 늦어도 오는 27일경에는 노사교섭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현대중공업 노조의 전임 집행부를 중심으로 조직된 노동자민주혁신투쟁위원회(노민투)는 19일 현 집행부에 회사와 교섭 재개를 촉구했다.
노민투는 이날 유인물을 통해 “회사와 일단 교섭장에 들어가야 해답이 나올 것”이라며 “노조는 더이상 시간을 끌지말고 찬반투표를 개표해 조합원의 생각에 따라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민투는 또 정병모 노조위원장이 집회에서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이 절반을 넘어 총회가 성사됐다고 선언했다”며 “그런데도 개표도 하지 않고 노사교섭도 중단한 채 회사가 방해해 투표를 계속해야 한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 내부에서 이런 주장이 나옴에 따라 노조가 파업 찬반투표를 마감하고 협상재개에 나설지 주목된다.
노민투는 “10월 중순까지 이렇게 시간만 허비하고 있다는 것은 노조가 교섭에서 요구안을 쟁취할 자신도 없고 투표결과를 개표해서 파업할 자신도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밖에 안 된다”고 밝혔다.
노민투는 “투쟁을 외치면서 개표를 미루는 것은 집행부의 투쟁의지를 의심스럽게 한다”며 “집행부의 어설픈 대응 때문에 올해 임단협이 해를 넘길 모양새고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으로 피해가 고스란히 조합원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중공업 노사 관계자에 따르면 현 집행부는 상대적으로 강경성향인 반면 노민투는 온건성향의 현장조직이다.
노조 집행부는 교섭을 중단한 채 파업 찬반투표를 무기한으로 계속하고 있으나 노민투는 노조 집행부에서 파업 찬반투표가 과반수를 넘었다고 밝힌 만큼 개표를 하고 회사와 대화하자고 주장한 것이다.
노조는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회사가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주장하며 투표 마감시한을 무기한 연장하고 있었다.
현대중공업 임원들은 지난 16일 대규모 임원인사가 실시된 뒤 노조를 방문해 교섭재개를 설득하기도 했다. 임원들은 당시 노조에게 경영진이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뜻을 전했다.
이날 노조 방문에 신임 김환구 부사장(경영지원본부장)을 비롯한 노사협력실 임원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정병모 위원장은 “회사가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야 종업원들이 수긍할 것”이라며 “결단과 이행은 늘 준비돼 있으니 회사도 이번 기회에 물꼬를 트는 용단을 내리길 희망한다”고 대답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사장 취임 이후 출근길에 직원들을 만나 “힘을 합치자”고 호소하는가 하면 대규모 임원감축 인사를 실시하는 등 노조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왔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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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신임 김환구 부사장(경영지원본부장, 앞줄 왼쪽)을 비롯한 현대중공업 노사협력실 임원들이 노조를 방문해 정병모 위원장(앞줄 오른쪽)을 비롯한 상무집행위원들과 상견례를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