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와 한온시스템 등이 사드보복으로 중국에 진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한온시스템 등이 중국에서 사드문제로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합작회사 설립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사드문제가 장기화할 수도 있어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한온시스템, 사드 여파로 중국진출 난항 겪어 애간장  
▲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
정부가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4형’ 2차발사에 대응하기 위해 사드 잔여 발사대 4기를 추가로 임시 배치하면서 중국이 사드보복 수위를 높일 것이란 관측이 일각에서 나온다.

외국기업이 중국에 진출하려면 현지회사와 합작회사를 만들어야 하며 기업 사이에 합자회사 설립을 위한 협의를 마친 이후에는 중국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중국정부가 사드보복으로 승인절차를 미루는 경우 국내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할 길이 멀어지는 것이다.

쌍용차는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섬서기차그룹과 완성차 생산공장 설립의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합자의향서를 체결했다. 쌍용차가 계획한 중국 새 공장은 쌍용차의 첫 번째 해외 생산거점이란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쌍용차는 올해 상반기 사드보복 여파로 중국 합자법인 설립에 속도를 내지 못했고 3분기 안에 합자법인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사드문제가 장긱화 국면에 접어들 경우 양해각서 체결시기가 더 늦어질 수도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이자 세계 최대 SUV시장이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SUV 판매비중은 현재 40% 수준에서 2020년 60%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은 SUV 전문 완성차회사인 쌍용차로선 놓칠 수 없는 시장인 것이다. 더욱이 쌍용차는 티볼리 선전으로 국내에서 판매를 안정화하면서 해외진출로 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한다.

쌍용차 관계자는 “섬서기차그룹과 세부사항을 놓고 협의 중”이라며 “아직까지 사드보복의 여파를 체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차량용 공조시스템 및 열관리시스템 회사인 한온시스템도 사드보복의 여파로 중국에서 새 합자회사 설립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한온시스템, 사드 여파로 중국진출 난항 겪어 애간장  
▲ 이인영 한온시스템 사장.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8월 베이징자동차의 자회사 BBPC와 중국 합자회사를 설립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합자회사 설립자본금은 3300만 위안(약 55억 원) BBPC와 한온시스템의 지분비율은 51대 49다. 이 합자회사는 차량용 에어컨 제어장치 등 공조장치를 생산해 대부분의 물량을 베이징벤츠에 납품하기로 했다.

한온시스템은 중국에서 새 합자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2018년 완공을 목표로 기존의 대련공장을 증설하는 등 사업규모를 확장하고 있다. 대련공장을 증설해 전동식 컴프레서 등 친환경차용 열관리시스템 생산능력을 높여 중국 친환경차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전체매출의 20% 가량을 중국에서 거둬들였다. 중국매출의 60%를 현대차와, 나머지를 장안포드자동차, 랜드윈드, 지리자동차 등 중국 현지 및 합자회사와 거래에서 냈다.

한온시스템은 국내 부품회사 가운데 현대차와 거래에서 내는 중국매출 비중이 낮은 편이어서 타격을 적게 입은 편이다. 하지만 중국에서 사드보복이 지속되면 거래처를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 탓에 사드여파로 직격탄을 맞았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상반기 중국 판매량은 52만6387대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3.3%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