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인도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마이크로맥스와 부품공급 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맥스는 인도 휴대전화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맥스 고위 임원 및 실무진들이 지난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를 방문했다. 이들은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 등 LG그룹의 휴대전화사업 담당임원들과 만나 사업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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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무 LG그룹 회장 |
LG그룹의 한 관계자는 “실무진끼리 만나 사업현황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가 오간 것일 뿐”이라며 “부품공급 계약 등 구체적 사업협력 방안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마이크로맥스는 2000년 창업한 인도기업으로 소프트웨어 사업에서 시작했지만 2008년부터 휴대전화사업에 뛰어들었다.
마이크로맥스는 주로 30만 원 미만의 저가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인도 스마트폰시장을 장악했다. 이 때문에 비슷한 저가 전략을 가진 중국의 샤오미와 비교되기도 한다.
마이크로맥스가 LG그룹을 찾은 것은 스마트폰사업에 뛰어들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로맥스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제품 생산 대부분을 중국업체들에 맡겼다. 스마트폰사업에 뒤늦게 뛰어들어 기술력이 부족한 탓이었다.
하지만 지난 4월 인도 북부의 우타라칸드(Uttarakhand)주의 루드라프라야(Rudraprayag) 지역에 세운 공장 두 곳에서 직접 휴대전화를 제조하기 시작했다.
다만 여전히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등 핵심부품 기술력은 떨어져 이 분야에서 앞서가는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과 협력하기 위해 이번에 LG그룹을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이 마이크로맥스에 스마트폰 부품을 공급하게 될 경우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 LG이노텍 등 관련 부품계열사들이 공급처 다변화를 통해 더욱 안정적 수익원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마이크로맥스는 올해 2분기 인도 휴대전화시장에서 16.6%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인도 휴대전화시장에서 부동의 1위였던 삼성전자는 14.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2위로 내려갔다.
마이크로맥스는 스마트폰시장에서도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중이다. 마이크로맥스의 인도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은 19.1%로 25.3%인 삼성전자와 6.2%포인트 차이에 불과하다.
인도는 중국, 미국과 함께 세계 3대 스마트폰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2012년 2050만 대였던 인도 스마트폰 시장규모는 지난해 140% 늘어난 4920만 대로 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