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에 갤럭시S8의 음성인식서비스 ‘빅스비’를 정식으로 출시하자마자 성능 논란에 이어 성차별 논란에도 휩싸였다.
21일 외신을 종합하면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빅스비 영어서비스를 시작한 직후 소비자들과 외국언론들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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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빅스비' 영어판에 적용돼있던 설명. |
사용자가 빅스비 목소리를 남성형과 여성형 가운데 고를 수 있는 인터페이스 메뉴에서 남성 목소리에는 ‘단호한’과 ‘자신만만한’, 여성 목소리에는 ‘명랑한’과 ‘쾌활한’이라는 설명이 붙어있기 때문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이런 설명이 성차별적이고 시대착오적인 발상에서 나왔다며 반발하고 있다. 각 성별에 따른 성격에 고정관념을 반영한 설명이라는 것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갤럭시S8 출시 뒤 기자간담회에서 “빅스비는 남성과 여성을 모두 포함하는 중성적 이름으로 성차별이 없다”고 말했는데 이런 설명이 무색해진 셈이다.
전자전문매체 더버지는 “큰 문제가 아닌 것으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이 손쉽게 성적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의 반응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반영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발빠르게 성별 목소리 설명을 삭제했다.
삼성전자의 빅스비 영어서비스 출시는 기존에 예정됐던 5월 말보다 두달 가까이 늦춰졌다. 출시 직후에도 음성인식 성능이 크게 떨어지고 활용성이 낮다는 외국언론의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성차별 논란까지 더욱 확산될 경우 빅스비의 경쟁력 강화와 적용분야 확대를 노리고 있는 삼성전자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해 재빨리 조치한 것으로 보인다.
USA투데이는 “성차별적인 고정관념은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며 “삼성전자가 널리 퍼진 고정관념에 빠져든 데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