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 사장 가운데 2명이 물러나는 인사태풍이 몰아쳤다.
하경진 현대삼호중공업 사장만이 태풍에서 비켜났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하경진 현대삼호중공업 사장을 유임한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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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경진 현대삼호중공업 대표이사 |
13일 전격적으로 실시된 현대중공업 조선3사 사장 인사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실적을 철저히 반영한 인사로 풀이된다. 권 사장은 그동안 "학연, 지연, 서열이 아닌 오직 일에 근거한 인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현대중공업 조선3사 가운데 지난 2분기에 가장 적은 손실을 봤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분기 2천억 원, 현대미포조선은 2500억 원, 현대삼호중공업은 1천억 원의 적자를 냈다.
김외현 현대중공업 사장이 조선사업본부장에서 물러나고 최원길 현대미포조선 사장이 퇴임한 것도 이런 실적에 대한 문책성의 성격이 짙다.
조선3사 사장을 모두 물갈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그나마 실적이 상대적으로 좋은 현대삼호중공업에 대해서는 유임이라는 카드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특히 하 사장이 2013년 3월 현대삼호중공업 사장에 취임해 회사를 맡은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또 하 사장이 그동안 현대삼호중공업 직원들의 안전과 복지를 위해 힘써온 점도 이번 유임 결정에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권오갑 사장은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취임한 뒤 노조와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 노조와 좋은 관계를 구축하지 못하면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중공업 노조는 파업 찬반투표를 계속하는 등 노사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하 사장이 현대삼호중공업 직원들의 안전과 복지를 위해 노력하고 중소 조선소와 동반성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점을 권 사장이 높이 샀다는 것이다.
하 사장은 지난 7월 고용노동부가 주최하고 안전보건공단이 주관한 '안전보건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근골격계질환 예방활동 우수사례 발표대회'와 '안전보건 교육훈련 경진대회' 2개 부문에서 각각 대상과 최우수상을 받았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주요 생산품인 선박과 해양설비 등이 무거운 철을 주요 재료로 하고 있어 직원들의 근골격계질환 예방활동을 위해 노력해 온 점을 높게 평가받아 상을 받았다.
또 현대삼호중공업은 올해 연면적 3만7천㎡에 지하 1층, 지상 10층 본관동과 3층 식당동을 짓고 있다. 최근 작업물량이 늘어나면서 사무공간과 식당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관 신축을 결정한 것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은 협력업체와 상생에서도 힘써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삼호중공업은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한 ‘동반성장평가지수 최우수 기업’에 올해 6월 선정됐다. 이는 지난해 '우수' 보다 한 단계 상승한 것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해 7월 선박 건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중소조선사를 돕기 위해 플로팅독을 지원해 진수작업을 돕기도 했다.
하 사장은 1977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이래 설계 및 선박연구소 총괄중역을 역임하는 등 정통 조선전문가로 꼽힌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