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면세점사업자 선정 감사에 이어 4대강사업 감사에서 메가톤급 폭탄을 던질지 주목된다.
황찬현 감사원장은 올해 임기를 마치는데 4대강사업 감사로 유종의 미를 거둘지도 관심이 집중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감사원의 면세점사업자 선정 추진실태 감사 결과가 업계에 큰 파장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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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찬현 감사원장. |
감사원은 11일 관세청이 2015년 면세점사업자 선정과정에서 평가점수를 조작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오르내리고 검찰조사는 물론 정치권에서 국정조사까지 요구하는 등 감사원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는 말이 나온다.
감사원의 면세점사업자 선정과 관련한 감사는 종료됐으나 더 큰 '폭탄'이 남아 있다. 4대강사업 감사가 그것이다. 감사원이 면세점 감사를 통해 전 정권의 비리를 폭로했다는 점에서 자연스레 4대강사업 감사에서도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4대강사업 감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재조사를 지시해 이뤄졌다. 이미 4대강사업을 놓고 세 차례의 감사가 이뤄졌지만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담긴 만큼 이전보다 강도높은 감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감사원은 사전조사를 거친 뒤 6월13일 4대강사업 감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감사 지시 이후 22일 만에 이뤄진 것이다.
당초 청와대는 4대강사업 정책결정 과정에 대한 정책감사를 하겠다고 했으나 감사원은 4대강사업 계획 수립과 건설공사, 수질 등 사후관리 점검, 성과 분석 등 사업 전체의 감사로 범위를 넓혔다.
감사원은 3일부터 21일까지 1단계 현장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필요에 따라 기간은 늘어날 수 있으며 최종보고서는 10월 말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4대강사업 감사결과가 더욱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는 감사결과가 황찬현 감사원장의 거취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황 감사원장의 임기는 12월까지다. 현실적으로 황 원장의 임기 완주 가능성이 큰 상황이지만 장담할 수는 없다.
새 정부가 들어선 뒤 헌법상 4년 임기가 보장된 감사원장이 교체되는 일이 적지 않았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때 전윤철 전 감사원장,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양건 전 감사원장이 사표를 냈다.
공교롭게도 황 원장의 전임인 양 전 원장은 4대강사업 감사를 마친 직후 물러났다. 양 전 원장은 2013년 1월과 7월 두 차례 감사를 진행한 뒤 자진사퇴했는데 양 전 원장을 임명한 정권에 대한 감사가 부담이 됐다는 말이 많았다. 양 전 원장은 “감사원의 독립성을 끌어올리려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황 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1953년생 동갑인 데다 사법연수원도 12기 동기이다. 이 때문에 4대강사업 감사가 결정된 후 황 원장과 문 대통령의 관계가 새삼 주목받기도 했다.
최근 들어 감사원의 독립성을 둘러싼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는 점 때문에 황 원장이 4대강사업 감사에 매우 신중하게 임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5일 왕정홍 감사위원이 신임 사무총장에, 김진국 법무법인 해마루 대표변호사가 신임 감사위원에 취임했다.
김 위원은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냈고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한 인물이다. 왕 총장은 문 대통령의 경남고 동문 후배이기도 해 감사원에 청와대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