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급속하게 변화하는 글로벌 자동차시장 상황을 감안해 과감하게 사업을 재편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10일 “현대차그룹은 산업흐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신차출시를 통한 실적개선과 사업재편을 동시에 진행해야 할 것”이라며 “신차출시만으로 그룹과 업종의 실적반등을 기대하기에는 시장변화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말했다.

  "현대차 기아차, 자동차시장 변화에 대응 위해 사업재편 필요"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글로벌 자동차시장은 전기차,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차량공유 등 4개 기술혁신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임 연구원은 파악했다. 현대차그룹은 수직계열화를 통해 완성차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자동차시장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 다른 완성차회사에 비해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런 기술혁신을 따라가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현재 사업에서 △미국과 중국 생산축소 △현대차와 기아차 사이의 차별화 △동력기관과 제품군의 선택과 집중 등이 요구된다고 임 연구원은 봤다.

그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미국과 중국에서 단기 실적부진을 감수하더라도 과감한 생산단축이 필요하다”며 “가동률을 높이려고 수요가 줄고 있는 차종을 생산하면서 재고증가와 인센티브 증가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현대차와 기아차의 차별성이 옅어지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차급이 중복되면서 서로간에 출혈경쟁이 우려된다”며 “기아차는 디자인 차별화 강점이 약해지면서 현대차보다 낮은 가격을 강조하고 있지만 해외에서 중국차에 가격경쟁력 면에서 우위에 서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파악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다양한 동력기관과 차종을 갖춘 점을 놓고도 “디젤차량 수요는 빠르게 감소하고 있으며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은 전기차도 아닌 과도기적 차종으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며 “혼다와 스바루가 자체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차종만 생산하면서 판매부진 시에 인센티브 확대보다 생산축소를 선택한 전략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미래차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기계부품사업의 통합 및 효율성 높이기 △미래차 사업부 또는 브랜드 분리 △플랫폼 및 기술회사와 협력체계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임 연구원은 봤다.

그는 “이미 미래차 관련 기술회사들의 가치가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에 작은 벤처회사 인수합병 시에도 자금부담이 크다”며 “완성차회사는 플랫폼, 기술회사들과 자본협력을 통해 제품에 기술을 조기에 적용하고 동반 기업가치 상승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