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세가 인상되면 산업별로 어떤 영향계에 미치게 될까? 경유세 인상은 당장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다시 경유세 인상이 검토될 수 있다.
경유세가 인상되면 전체적으로 산업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업종별로는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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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 |
5일 업계에 따르면 경유세를 인상할 경우 반도체 생산량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4일 발표한 수송용 에너지 상대가격 합리적 조정방안 검토보고서에서 경유세 인상을 전제로 하는 10가지 시나리오를 분석했는데 반도체업종 생산량은 세율조정 1년차에 최대 0.92%, 최소 0.03%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세율조정 8년차의 반도체업종 생산량은 시나리오별로 최대 0.51%에서 최소 0.0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반도체업종은 다른 업종들과 달리 모든 시나리오에서 생산량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유세 인상에 따라 전체 산업생산량이 1년차에 0.01~0.1% 줄어들고 8년차에 0.02~0.21% 줄어드는 것과 대비된다.
이동규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조세지출성과관리센터장은 “수송용 석유제품의 사용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반도체 등에서는 수송용 석유제품 가격인상으로 생산요소의 업종간 이동으로 생산량이 증가하는 결과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분야의 생산이 줄어드는 만큼 유류세 조정의 영향을 적게받는 분야로 생산요소가 집중될 수 있어 생산량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반도체와 함께 디스플레이업종도 생산량 증대가 기대됐다. 디스플레이 생산량은 1년차에 최대 0.58%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디스플레이업종은 모든 시나리오에서 생산량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었다. 세율조정 1년차 때는 대체로 생산량이 늘어나지만 8년차가 되면 일부 시나리오의 경우 생산량이 최대 0.04%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그밖에 조선·기계업종 등이 생산량이 늘어나거나 생산량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의 경우 중장기적 영향이 중립적이었다. 세율조정 1년차 생산량은 –0.05~0.22% 변동이 예상됐고 8년차의 생산량 변화는 –0.09~0.02%로 예상됐다. 자동차업종은 경유차 비중을 낮추고 친환경차 생산을 늘려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정유업종은 경유세 인상의 직격탄을 맞는다. 1년차 생산량이 적게는 0.11%, 많게는 무려 2.54%나 줄어든다. 8년차가 되면 감소폭이 0.12~2.64%로 더 늘어난다. 제조업 생산량 감소를 정유업종이 주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세재정연구원은 4일 수송용에너지 상대가격 합리적 조정방안 검토에 관한 공청회를 열고 경유세 인상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경유세 인상으로 실질 국내총생산이 최대 3조 원 이상 줄어들고 미세먼지는 1.3%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보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경유세를 인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조세재정연구원의 연구결과까지 발표되면서 세간을 달궜던 경유세 인상논란은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당장 8월 나올 세제개편안에도 경유세 인상은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올해 하반기 조세재정개혁 특별위원회를 가동하고 수송용 에너지세제 개편 등을 논의하기로 해 경유세 인상의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들었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관측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기간 미세먼지 공약 가운데 하나로 2030년까지 경유 승용차 운행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 경유세 인상을 추진할 것이라는 시각은 여전히 존재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경유세 인상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나온다. 4일 공청회에서 성명재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10년간 유류세가 그대로인데 물가상승률 만큼만 유류세를 올려왔으면 환경비용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경유세를 올려서 주머니 부담이 늘더라도 사회 전체적으로 도움이 된다면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훈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장도 “문재인 정부에서 발전에너지정책을 강화했는데 수송용도 발전분야에 준하는 수준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상대가격 조정을 통해 정부가 지향하는 바를 명확히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