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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가 여성임금과 관련해 부적절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는 9일 “여성들은 임금을 올려달라고 요구하지 말아야 한다”며 “시스템이 합당한 보수를 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나델라는 “먼저 나서서 임금인상을 요구하지 않는 것은 좋은 카르마(덕)을 쌓는 것과 같다”며 “기다리다 보면 회사 대표가 그 여직원이 믿을 만하며 책임감이 있다고 깨닫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델라는 미국 애리조나에서 열린 ‘그레이스 호퍼 여성 컴퓨팅분야 기념학회’에서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것을 불편해 하는 여성들에게 조언해달라는 요청에 이렇게 대답했다.
이날 행사는 그레이스 호퍼라는 유명 여성 프로그래머를 기념하는 자리였다. 이런 나델라의 발언에 분위기가 냉랭해졌다. 나델라의 이런 발언에 대담을 함께 진행한 마리아 클라위가 “나는 동의하지 못하겠다”고 말하자 여성 청중들은 박수를 보냈다.
마리아 클라위는 여성 컴퓨터 과학자이자 하비머드칼리지 학장 겸 MS의 이사다.
클라위는 “여성들은 불합리한 급여정보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며 “그뒤 믿을 수 있는 직장 내 상사에게 연봉인상을 요구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나델라는 곧바로 남녀임금 격차의 현실을 모른다는 언론의 비난을 받았다.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기업 조사결과 올해 기준으로 같은 학위를 보유한 남녀의 임금 차이는 73%에 이르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인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나델라를 두고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와 비교하면서 “린인 세대 여성들에게 기다리라는 말은 너무나 뒤쳐진 발상”이라고 평가했다. 샌드버그의 저서인 ‘린인’은 일하는 여성들이 남성위주의 사회에 당당하게 도전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나델라는 이날 행사가 끝난 뒤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나델라는 트위터에 “큰 잘못을 했고 클라위의 조언이 맞다”며 “임금인상이 합당하다고 느낀다면 이를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봉급이 인상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남녀의 보수격차가 해소돼야 한다는 의미이지 여성들이 이를 요구해선 안 된다고 말한 건 아니다”며 “본뜻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