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주 중흥건설 사장이 세종시 주택공급을 발판삼아 회사를 키웠던 경험을 평택 브레인시티사업에서 재현할까?
정 사장은 평택 브레인시티사업에 1조1천억 원이 넘는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중흥건설의 위상을 더욱 높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브레인시티사업, 중흥건설 참여로 탄력 받아
30일 평택시 등에 따르면 중흥건설이 평택 브레인시티사업을 시행할 사업자에 선정되면서 사업을 추진하는데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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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원주 중흥건설 사장. |
브레인시티사업은 평택 도일동 일대 482만㎡ 규모의 부지에 성균관대 평택캠퍼스와 산업단지, 주거단지 등이 모여 있는 첨단복합산업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주한 미군평택기지 이전계획에 따른 개발계획으로 추진됐다.
평택시는 2007년 6월부터 기본계획을 세우고 2010년에 산업단지계획 승인고시를 받으며 사업을 추진해왔으나 막상 개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경기도로부터 사업승인이 취소되는 등 난항을 겪었다.
브레인시티사업의 시행사인 브레인시티개발은 경기도를 대상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이 제시한 화해조정안을 양쪽이 모두 받아들이면서 지난해 6월부터 사업이 가까스로 재추진됐다.
하지만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초기자금(1조5천억 원)을 조달하는데 애를 먹으며 다시 사업이 공중에 떠버릴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중흥건설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중흥건설은 사업추진을 위한 금융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약정기한을 하루 앞둔 25일 기존 시행사로부터 브레인시티 사업권을 인수하기로 했다.
중흥건설은 브레인시티개발의 지분을 68% 확보해 최대주주가 됐으며 1조1천억 원에 이르는 자금을 직접 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브레인시티개발의 지분을 32% 들고 있는 평택도시공사는 평택시가 발행하는 4천억 원을 통해 사업을 돕는다.
경기도는 현재 시행사 변경을 뼈대로 한 ‘평택 브레인시티 일반산업단지 계획변경승인 신청에 따른 보완계획’을 평택시로부터 제출받아 회계법인과 법무팀 등으로부터 자문을 거의 마쳤다.
경기도 관계자는 “자문을 받은 내용을 바탕으로 변경계획을 심사해 남경필 경기도지사에게 보고한 뒤 사업의 추진 여부가 최종 판단될 것”이라며 “7월 초에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 정원주, 중흥건설의 세종시 신화 재현할까
정 사장이 과거 세종시에서 중흥건설 도약을 발판을 마련했던 경영능력을 평택 브레인시티사업에서 다시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중흥건설은 2000년대 초반에 아파트브랜드 ‘중흥S-클래스’를 선보이며 본사가 있는 광주광역시 인근의 호남지역을 넘어 경기도 남양주시와 김포시, 화성시, 수원시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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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평택시에 조성될 브레인시티 조감도. |
하지만 2010년만 해도 시공능력평가 순위 104위를 기록해 중소건설사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정 사장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공공택지지구 입찰에 주력하는 방식으로 사세를 키우겠다는 전략을 짰다. 특히 다른 대형건설사들이 수백억 원의 위약금을 물고 포기했던 세종시 땅을 사들인 덕을 톡톡히 봤다.
중흥건설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세종시에 모두 12개 단지, 1만3천 가구에 이르는 아파트를 공급했는데 분양이 완판돼 중견건설사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행정복합중심도시로서 위상이 강화되고 있는 덕에 수요가 몰린 효과를 봤다.
중흥건설의 시공능력평가는 2013년 63위에서 2014년 52위, 2015년 39위를 거쳐 지난해 33위까지 수직상승했다.
정 사장은 평택시에서도 세종시와 같은 성장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 사장은 27일 평택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평택도시공사에서 사업에 참여해달라는 제안을 했을 때만 해도 고민이 많았지만 실무 전문가들의 분석결과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검토해 긍정적으로 생각해 사업참여를 결정했다”며 “중흥건설은 올해 연말까지 2조 원이 넘는 유동자금을 동원해 평택 브레인시티사업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7월 초부터 16조 원 가까이 투자한 평택 반도체공장을 가동한다. 약 3만 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에 따라 주변에 조성되는 브레인시티가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
평택시는 브레인시티 조성이 완료되는 2022년경에는 평택시 인구가 모두 100만 명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말(47만832명)과 비교해 인구가 5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