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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 아이칸 |
“애플 주가는 반값 세일 중이다.”
미국의 기업사냥꾼이자 억만장자인 칼 아이칸이 이번에는 애플에 대해 공세를 펼쳤다.
아이칸은 애플의 적정주가가 지금보다 2배인 주당 203달러 수준은 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칼 아이칸이 팀 쿡 애플 CEO에게 편지를 보내 애플 주가가 지금보다 두 배는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외신들이 9일 보도했다.
아이칸은 팀 쿡에게 ‘염가: 반값에 팔리는 애플 주식(Sale: Apple Shares at Half Price)’이란 제목으로 편지를 보냈다.
그는 이 편지에서 지금 100달러 수준에 불과한 애플 주가가 203달러는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이칸은 애플이 보유중인 현금을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에 사용하라고 압박했다.
그는 애플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 데 대해 “쿡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애플이 주주들에게 자본을 환원해야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이칸은 이른바 행동주의 투자자의 대부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행동주의 투자자란 어떤 기업의 지분을 사 모은 뒤 경영권에 개입하여 지배구조를 바꾸거나 주주배당 확대 등을 요구해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투자자를 말한다.
아이칸은 애플 주식 5300만 주를 보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칸은 이전에도 공개서한을 통해 애플에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요구한 적이 있다. 그러나 지난 2월 쿡 CEO가 애플이 대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고 밝히자 이 주장을 철회했다.
아이칸이 이번에 다시 자사주 매입 압력을 넣은 것은 최근 애플의 주가흐름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그는 현재 애플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지나치게 낮다고 본다. 2015회계연도 순이익 전망치를 바탕으로 애플의 주가수익비율은 8배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이는 약 15배 수준인 S&P500 지수의 절반 수준이다.
아이칸은 애플의 향후 실적에 대한 낙관적 전망도 내놓았다. 그는 애플이 내년 회계연도에 매출 25%, 순이익 44%가 각각 늘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 2016년과 2017년 순이익이 30%씩 늘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애플 제품의 판매전망도 밝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구체적 수치도 공개했다. 애플워치는 내년 회계연도에 2천만 대, 이어 2년 동안 4500만 대와 7250만 대가 판매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이칸은 애플이 내년에 울트라HD TV를 출시할 수 있다는 주장도 폈다. 평균 판매가격 1500 달러이며 2016년 1200만 대, 2017년 2500만 대가 판매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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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CEO |
아이칸의 공세에 대해 애플도 바로 응답했다. 애플은 아이칸의 서한을 받은 직후 “주주들의 의견에 늘 감사한다”며 “2013년 이래 우리는 기업 역사상 가장 많은 규모의 자본반환 프로그램을 실행했다”고 밝혔다.
애플은 자사주 매입 실적 등 자료도 함께 배포했다. 애플은 이 자료를 통해 자사주 매입과 배당 등 총 740억 달러를 주주들에게 반환했다면서 내년 연말까지 1300억 달러로 반환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칸은 최근 미국 전자상거래업체인 이베이가 모바일 결제서비스인 페이팔을 분사하도록 압력을 가해 결국 성공했다.
아이칸은 또 글로벌 렌트카업체인 허츠를 공격해 프리소라 회장을 물러나게 했다. 아이칸은 프리소라 회장이 이끌고 있는 허츠가 경영에 실패해 경쟁사 대비 주가가 저평가됐다며 경영진의 퇴진을 요구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