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KDB생명 매각에 앞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노조는 부실의 책임이 산업은행에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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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양수 KDB생명 대표. |
KDB생명은 21일 이사회를 열고 200명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KDB생명은 조직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번 희망퇴직을 통해 약 900명의 임직원 가운데 22%를 내보내기로 했다. 20년차 이상이면서 45세 이상인 직원을 대상으로 7월3일부터 7일까지 희망퇴직을 받는다.
전국 170개 지점을 절반 수준으로 통·폐합하기로 했다.
KDB생명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데는 KDB생명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압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KDB생명을 인수할 때 펀드를 조성해 자금을 마련했는데 이 펀드의 만기가 내년 2월에 도래하는 만큼 올해 안에 KDB생명을 매각해야 한다.
KDB생명은 지급여력비율(RBC)이 업계 최저수준인데 이를 금융당국의 최소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2천억 원 가량의 자본확충이 필요하다.
산업은행은 유상증자를 통해 KDB생명에 한 차례 더 자금을 수혈해주기로 했다. 다만 KDB생명의 구조조정 등 경영효율화 작업의 성과를 확인한 뒤 유상증자 계획을 구체화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2010년 KDB생명 인수시점부터 지금까지 8500억 원을 투자했는데 매각에 성공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만큼 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KDB생명은 생보사 가운데 매력적인 매물이 아니라고 평가받고 있는데 2014년부터 세 차례에 걸친 매각 시도에도 좀처럼 팔리지 않고 있다.
KDB생명은 1분기에 227억 원 규모의 순손실을 냈다. 신용등급도 하향조정됐다. 한국신용평가는 KDB생명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 신용등급을 기존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변경했다.
KDB생명 노조는 인력구조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20일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KDB생명은 산업은행의 경영실패의 결과를 힘없는 KDB생명 직원들에게 짋어지도록 하고 있다”며 “KDB생명은 구조조정을 중단하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직접 노사협상장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희망퇴직 자체에 반대하기보다 희망퇴직을 가장한 강제퇴직에 반대하는 것이고 KDB생명은 조합원이 지키고자 하는 일자리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산업은행은 회사의 경영지표들이 악화된 데 책임을 져야한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