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엔씨소프트의 주가급락과 공매도거래 관련 조사에 나서면서 ‘제2의 한미약품사태’로 비화될 수도 있다.
한미약품사태는 지난해 한미약품 임직원들이 미공개정보를 유출해 기관과 외국인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공매도가 이뤄졌던 일을 말하는데 엔씨소프트도 ‘리니지M’ 출시를 앞두고 미공개정보가 외부로 흘러나간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
|
|
▲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엔씨소프트 주가가 20일 급락한 것과 관련해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제보가 여러 건 접수돼 조사를 시작했다고 22일 밝혔다.
자본시장조사단은 주가조작을 엄단하기 위해 2014년 9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직속으로 설치된 기구로 지난해 한미약품사태를 직접 조사했던 곳이다.
유재훈 자본시장조사단장은 “엔씨소프트의 불공정거래 관련 제보가 금융위를 비롯한 금융감독원 등에 접수 됐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도 엔씨소프트의 20일 주가급락과 공매도 거래와 관련해 집중분석에 들어갔다.
김영춘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 상무는 “법 위반사항이 있다고 의심되면 관계당국에 분석결과를 통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20일 리니지M에서 게임의 핵심요소인 ‘아이템거래 기능’이 제외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11.41% 폭락했다. 그런데 20일 공매도 거래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회사 내부의 미공개정보가 사전에 유출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20일 엔씨소프트 공매도 거래량은 19만6256주(762억 원)로 엔씨소프트가 2003년 코스피에 상장한 이후 가장 많았다. 금액기준으로 20일 코스피 모든 종목 가운데 공매도거래 1위였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엔씨소프트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이득을 얻거나 외부에 유출한 사실이 있는지 조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결과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관련된 임직원들은 검찰고발 등의 조치를 받게 되고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벌을 받는다.
지난해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 임직원들은 신약수출계약이 취소됐다는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이득을 얻거나 외부에 정보를 유출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집행유예, 벌금형 처분을 받았다. 한미약품의 대외 이미지와 신뢰도는 크게 떨어졌고 이관순 전 대표 등 한미약품 임직원 다수도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자사주 매입과 관련해 법 위반사안이 없도록 교육을 해왔다”며 “이번 의혹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