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일, 쌍용차 회생 가능성을 보여줬다  
▲ 이유일 쌍용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이유일 쌍용자동차 대표이사가 쌍용차 기사회생을 이끌고 있다. 창사 이래 최대의 판매를 기록한 여세를 업고 환골탈태로 향해 쌍용차를 몰아가고 있다.

25일 쌍용차에 따르면 쌍용차는 자동차 시장이 침체됐던 지난해 내수 6만3970대, 수출 8만1679대 등 모두 14만5649대를 판매해 역대 최고의 판매를 기록했다. 매출도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인 3조4849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지난 2분기 연속 흑자를 보여 연간 흑자 달성도 기대됐지만, 연말 환율 급락 등의 영향으로 연간 89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쌍용차 측은 “3년 연속 영업손실 규모가 큰 폭으로 감소하며 재무구조 역시 크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파산위기까지 몰렸던 쌍용차를 돌아보면 엄청난 실적이다. 이런 실적은 안방을 제대로 사수해 가능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세종시를 포함한 전국 17개 시•도에서 수입차를 포함한 완성차 업계 가운데 유일하게 판매량이 증가해 ‘전국구’로 불리기도 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내수 시장에서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총 판매량은 전년 대비 2.1% 줄었다. 현대차와 가이차는 전년 대비 각각 4.0%, 5.0% 하락했다. 하지만 쌍용차는 내수 시장에서만 34.1%의 성장률을 달성했다.

해외에서도 쌍용차는 선전했는데 앞으로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쌍용차의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최소 2~3년 내로 쌍용차가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마힌드라 고엔카 사장은 “앞으로 쌍용차는 중국과 서유럽을 전략 지역으로 삼고 공격적 판매 활동에 나설 것”이라며 “특히 중국에서는 지난해의 2배인 1만2600여대의 차를 판매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1월 내수 성적표도 양호한 편이다. 이유일 대표이사는 “2014년 첫 달은 설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축소 영향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월 대비 9.5%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이사는 올해가 쌍용차에게 완전 회생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본다. 그는 "올해는 새로운 중장기 경영목표를 중심으로 쌍용자동차의 미래 지속 발전 가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모든 역량을 집중시켜 16만대 판매목표를 달성하고 5년 연속 판매증가세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의 기사회생은 고스란히 이 대표이사에게 힘입었다. 2009년 쌍용차가 법정관리를 신청했을 때 쌍용차의 파산은 국가경제에 가져올 파장이 크지 않기 때문에 무리한 희생보다는 파산을 택하자는 견해가 많았다. 이 대표이사는 쌍용차 법정관리를 맡아 이런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산업은행장에게 쌍용차의 회생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설득하며 신차 코란도 C(C-200프로젝트) 개발자금 1000억원을 긴급수혈 받는 데 성공했다. 당시 쌍용으로는 신차 코란도 C 개발이 유일한 돌파구였다.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 벼랑 끝에서 쌍용차가 탈출하기 시작했다. C-200 프로젝트 동안 이 대표이사는 매일 새벽 평택공장으로 출근해 현장을 챙겼다. 왜 법정관리인이 욕심을 부리냐는 시선도 있었지만 이에 굴하지 않았다. 2011년 3월 마침내 법정관리에서 벗어났다.

이 사장은 “한 인터뷰에서 “망가진 회사를 살려놓고 나간다는 사명감 하나로 일했다. 그러다 보니 젊은이들처럼 열정도 생겼다. 직원들에게는 항상 하는 말이 여러분 자손에게까지 물려줄 ‘망하지 않을 회사를 만들자’였다”고 말했다. 법정관리에서 벗어난 이후에도 이 대표이사는 계속 쌍용차를 맡아 기사회생을 이끌었다.

쌍용차가 지난해 최대 매출을 올린 주요 요인으로 안정적 노사관계와 성공적 신차 출시를 통해 빠르게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한 점이 꼽힌다. 쌍용차는 연비가 크게 향상된 뉴 코란도 C와 코란도 투리스모를 내놓아 국내외에서 판매를 회복했다.

이 대표이사는 쌍용차 기사회생을 발판으로 앞으로 회사명을 변경하는 등 완벽한 환골탈태를 추진하고 있다. 2015년부터 회사 이름을 바꿀 계획이다. 그동안 독일 등지에서는 쌍용차가 나치 친위대(SS)를 연상시킨다는 말도 들었고, ‘용(龍)’이 해외에서 중국 업체로 착각하게 한다는 얘기도 나왔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쌍용차의 새로운 이름을 위한 국민공모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이사는 ‘정통 현대자동차 맨’ 출신이다. 1943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 대표이사는 1969년 연세대 법대 졸업 이후 현대자동차 입사했다. 입사하자마자 국내 최초 자동차 ‘포니’를 만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회장 곁에서 자동차 철학을 배웠다. 그 뒤 1996년 현대차 미국법인 사장과 1997년 현대차 기획본부장을 거쳤다. 2009년 쌍용차 법정관리인이 된 뒤 쌍용차 살리기에 매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