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선 현대BS&C 사장이 신사업 확대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정 사장은 정주영 명예회장의 손자로 범현대가 3세 경영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BS&C가 핀테크 전문기업인 현대페이를 설립했다. 김병철 현대BS&C IT신사업 총괄 상무가 신설법인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정주영 손자 정대선, 현대BS&C 신사업 확대 위해 잰걸음  
▲ 정대선 현대BS&C 사장.
현대페이는 최근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시장의 핵심기술인 블록체인(분산저장기술)을 기반으로 플랫폼 및 페이사업의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BS&C는 사옥 1층에 국내 처음으로 블록체인 카페를 열고 비트코인용 ATM을 설치해 시범운영할 계획을 세웠다.

현대BS&C는 지난해 12월 블록체인 기반 핀테크 전문기업 더블체인과 사업제휴를 통해 테크사업에 진출했으며 현대페이 설립을 통해 9월 1단계 서비스를 선보이는 데 주력한다.

현대BS&C는 고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3남인 정대선 사장이 이끌고 있다. 정몽우 회장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넷째아들이다. 

정 사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시스템 통합(SI), 정보통신, IT 아웃소싱 등 종합IT서비스사업과 플랜트엔지니어링 및 종합건설공사업, 조선IT기자재사업 등을 하고 있다.

정 사장은 2008년 11월 유씨테크를 인수해 회사이름을 현대BS&C로 바꾼 뒤 현대기아차, 현대중공업, 만도 등 현대가 회사들의 지원을 받아 회사를 키웠지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새 성장동력 발굴에 힘써왔다.

정 사장은 IT서비스 사업에서 건설과 핀테크 등 신사업으로 보폭을 넓혀왔다. 건설업의 경우 최근 신규 고급주택 브랜드 'HERIOT(헤리엇)'을 선보이며 아파트 및 주상복합사업 확대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 사장의 건설업 진출은 조부인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건설업에서 그룹의 초석을 다졌던 점을 고려하면 DNA를 물려받은 셈이어서 수긍이 갈만하다.

애초 주력으로 삼은 IT서비스사업과는 연관성이 멀어보인다. 오히려 핀테크사업은 IT서비스사업과 시너지를 기대해볼 수 있다.

하지만 주택브랜드 헤리엇이 Heritage(유산)·Innovation(혁신)·IoT(사물인터넷)의 합성어로 여기에 여성을 뜻하는 HER를 더한 것이런 점에서 정 사장의 신사업 의지에 담긴 뜻도 엿보인다.

정 사장은 5월 브랜드 론칭 당시 "헤리엇은 국내 건설업을 이끌어온 현대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며 "최첨단 미래 기술력을 주거공간에 융합하는 브랜드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물인터넷기술을 활용한 미래형 주거공간을 만들겠다는 뜻을 담은 만큼 IT서비스와 건설업, 핀테크를 관통하는 신사업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현대BS&C가 신사업에서 갈길은 멀어보인다. 주택건설업의 경우 헤리엇 이전 2012년에 선보인 브랜드 ‘현대썬앤빌'은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 공급에 집중되며 아파트 공급은 단 2곳(대구 달성군·강원도 동해)에 그칠 정도로 성과가 미미했다.

정 사장은 미국 버클리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보스톤의 메사추세츠대학에서 유학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BNG스틸에서 근무하기도 했으며 노현정 전 KBS아나운서와 결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