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내놓은 대형SUV G4렉스턴이 엔진을 소형화한 전략이 빛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G4렉스턴은 경쟁차종보다 배기량과 실린더 수가 적은 엔진이 적용된 만큼 힘이 없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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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자동차 G4렉스턴. |
그러나 G4렉스턴은 엔진 소형화를 통해 가격을 낮추면서도 일상생활에 적합한 주행성능을 확보하고 있었다.
쌍용자동차가 8일 경기도 고양 자유로에서 연 시승행사에서 G4렉스턴을 만나보니 엔진 소형화 전략의 효과를 느낄 수 있었다.
G4렉스턴에 코란도C 등 준중형SUV에 적용한 엔진을 튜닝해 적용했다. 하지만 일반적인 주행상황에 불편을 주지 않을 만큼의 주행성능을 구현하고 있었다.
G4렉스턴은 4기통 2.2엔진인 'New e-XDi220 LET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87마력, 최대토크 42.8kgf·m의 주행성능을 확보했다. 6기통 3.0엔진을 탑재한 모하비보다 최고출력은 73마력 낮고, 최대토크는 14.3kgf·m 적다.
개인차이가 있겠지만 G4렉스턴을 시속 150km 남짓까지 가속하는 데 답답함은 없었다. 힘이 남아돌진 않았지만 공차중량이 2톤이 넘어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속능력에 부족함은 없는 것으로 보였다.
쌍용차 관계자는 "한국은 국토의 70%가 산이고 교통정체가 심한 편이라 2.2엔진이 적합하다"며 "3.0엔진을 개발해 적용할 경우 가격이 올라간다는 단점이 생긴다"고 말했다.
G4렉스턴은 교차로에서 신호대기 이후 가속페달을 살짝 밟아도 가벼운 출발이 가능했다. 쌍용차는 G4렉스턴이 실용구간에서 최고 토크를 내도록 엔진을 세팅해 정지상태에서 시속 20km까지 가속하는 성능을 극대화했다.
정숙함도 돋보였다. 공회전 상태에서 소음이나 잔진동이 없었고 주행하는 가운데 풍절음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
쌍용차 관계자는 "프레임 방식으로 차체를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모노코크 방식으로 차체를 만들 경우보다 차체가 단단한 만큼 잔진동과 소음이 적다"고 설명했다.
프레임 방식은 차량의 뼈대 역할을 하는 프레임 위에 차체를 조립해 자동차를 조립하는 방식이다. 프레임 없이 여러 부품을 접합해 차체를 완성하는 방식인 모노코크 방식보다 차체 강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차량 무게가 무거워져 연비 등이 떨어진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쌍용차 관계자는 "G4렉스턴에 처음으로 쿼드프레임을 적용해 인장강도를 높였다"며 "이에 더해 차체에 포스코의 기가스틸을 사용해 차체무게를 줄이면서도 차체 강성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임진강 주변 오프로드에 들어서자 G4렉스턴의 주행성능과 차체강성은 더욱 부각됐다. 4륜구동 적용버튼을 조작한 뒤 진흙길을 지나면서 세단으로 시골길을 지나갈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삐걱거림이 없었다.
비가 내려 미끄럽고 경사도가 다소 높은 비탈길도 가뿐하게 올라갔다. 4륜구동으로 물 웅덩이 등 울퉁불퉁한 주행경로를 거침없이 통과했다.
G4렉스턴 판매가격은 트림별로 럭셔리 3350만 원, 프라임 3620만 원, 마제스티 3950만 원, 헤리티지 4510만 원이다. 경쟁차종으로 꼽히는 모하비보다 최고급트림 기준 300만 원 싸다.
쌍용차는 5월1일 G4렉스턴을 출시해 한달 동안 7500대 계약을 이끌어냈다. 이 가운데 2703대를 출고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