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BU(Business Unit)체제 안착에 힘을 쏟고 있다. 유통BU에 속해 있는 유통 계열사들이 계열사별로 나뉘어 있던 구매조직을 통합하며 시너지를 꾀한다.

7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최근 유통BU 계열사의 조달담당자가 참여하는 협의체가 꾸려졌다.

  이원준 유통BU 시너지 골몰, 롯데 BU체제 안착하나  
▲ 이원준(왼쪽) 유통BU장과 이재혁 식품BU장.
유통BU에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홈쇼핑을 비롯해 편의점 세븐일레븐, 헬스&뷰티숍 롭스, 롯데하이마트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이 판매하는 제품 가운데 겹치는 품목을 유통BU 차원에서 구매하면 구매력을 키울 수 있어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고 덩달아 가격경쟁력도 확보된다.

유통BU는 또 PB(자체브랜드)의 개발과 판매에도 협력하고 있다.

롯데마트의 가정간편식 PB ‘요리하다’는 원래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에서만 판매됐지만 최근 들어 롯데백화점과 롯데홈쇼핑을 통해서도 판매되고 있다. 앞으로 세븐일레븐에서도 구매가 가능해진다.

이원준 유통BU장(부회장)은 최근 한국을 찾은 베트남 호치민시 인민위원장을 직접 만나 베트남 현지에 추진하고 있는 복합쇼핑몰사업을 놓고 논의하기도 했다.

유통BU는 롯데그룹 4개 BU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펼치고 있다.

유통사업은 롯데그룹의 핵심이자 가장 많은 매출을 내는 사업이다. 롯데그룹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40%에 이르며 롯데쇼핑에서만 한해 30조 원에 가까운 매출이 나온다.

롯데그룹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슈퍼와 편의점, 헬스앤뷰티(H&B)숍까지 대부분의 유통채널을 보유하고 있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그만큼 중복되는 분야도 있어 각 부문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롯데쇼핑은 하나의 법인으로 묶여있지만 백화점과 대형마트, 슈퍼별로 대표가 따로 있고 사무실도 따로 쓰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각 부문별로 내부경쟁을 벌이고 이기주의에 빠지는 등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는데 앞으로 이원준 부회장의 지휘 아래 계열사 간 협력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유통 계열사 모두가 참가하는 대규모 할인행사도 3월과 4월 두 차례 열었다.

다른 BU장들도 계열사 간 시너지 확보에 골몰하고 있다.

식품BU의 경우 당분간 맥주 신제품 ‘피츠 수퍼클리어’의 시장안착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이다. 이재혁 식품BU장(부회장)은 최근 열린 출시행사에 직접 참석해 피츠 슈퍼클리어를 소개하며 힘을 실어줬다.

이 부회장은 피츠 수퍼클리어의 개발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롯데그룹 기획조정실에 20년 동안 몸담았던 기획통이다. 이 부회장이 피츠 수퍼클리어의 개발과 마케팅에 힘쓴다면 이종훈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 대표는 실무현장에서 영업에 전략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두산주류 출신으로 줄곧 영업을 담당한 영업통이다. 경기권역장, 강원권역장 등 현장을 두루 거치며 지역 거래처와 원만한 관계를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화학BU에 속한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타이탄, 롯데첨단소재, 롯데정밀화학도 최근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의 국제 플라스틱·고무산업 전시회인 ‘차이나플라스 2017’에 단일부스를 꾸려 참가했다. 롯데그룹의 화학계열사들이 국제 전시회에 동반 참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